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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사장 승진자 살펴보니…능력·젊음 강조한 파격 인사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3일 발표된 삼성 사장단 인사는 젊고 혁신적 인물을 중용했다는 점에서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변화의 속도가 빠른 향후 10년을 대비하기 위해 삼성도 보다 창의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이건희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는 해석이다.

예상한 대로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역할은 이전과 같은 COO(최고운영책임자)지만 사장으로 승진한 만큼 그 폭은 넓어질 것이라는 삼성 측의 설명이다. 이 회장의 딸인 이부진 전무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으로 전격 승진했다. 부사장을 건너뛰고 두 단계나 승진했다는 점은 매우 이례적이고 파격적이다.

이부진 신임 사장은 호텔신라 전무 시절부터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실적을 통해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왔으며 최근에는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을 세계 최초로 인천국제공항 신라면세점에 입점시켜 주변의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삼성 측은 이부진 신임 사장이 회사 신장과 발전에 기여했고 혁신을 이뤘다는 점이 인정됐다며 두 단계 승진 이유를 밝혔다. 이부진 신임 사장이 이 회장의 딸이기는 하지만 그간 이러한 인사 사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앞으로는 창의적 사고 능력을 지닌 젊고 혁신적 인물을 적극 중용하겠다는 이건희 회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재용 신임 사장을 포함해 올해 9명의 사장 승진자 가운데 5명이 1년차 미만 부사장이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올해 사장단 인사의 또 다른 파격은 외국계 기업 출신의 사장 발탁도 꼽을 수 있다. 2007년 GE에서 영입한 최치훈 사장에 이어 AT&T와 TI 출신 우남성 부사장, IBM 출신의 고순동 부사장이 올해 인사에서 사장으로 내정했다. 삼성은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전문분야에서 탁월한 능력과 국제적 감각을 갖춘 외국계 기업의 디지털 두뇌를 적극적으로 중용해왔다.

이 같은 인사에 따라 삼성 사장단의 물리적 평균 나이는 57.9세에서 55.8세로 낮아졌다. 올해 발탁된 신임사장의 평균 나이도 지난해 53.7세에서 올해 51.3세로 낮아졌다. 삼성 안팎에선 이 같은 젊은 사장의 임명에 따라 각 계열사의 핵심 임원도 평균 연령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최근 기자들에게 “21세기 10년은 과거와는 다르게 빠르게 온다고 생각한다. 더 정신을 차리고, 나도 긴장해야 하고, 임직원들도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변화의 속도가 빠른 현 시대에 일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요 인사들이 창의적이고 혁신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이 회장이 가진 빠른 변화에 대한 위기의식, 성장에 대한 열망이 이번 인사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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