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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딜라이트닷넷 창간 1주년]‘스마트폰-태블릿-스마트TV’ 생태계, 국내 기업 설 곳

[IT 전문 블로그 미디어=딜라이트닷넷]

애플과 구글의 N스크린 제국에 대한 앞선 글입니다.


<‘스마트폰-태블릿-스마트TV’ 생태계, 국내 기업 설 곳 있나(1)>
<‘스마트폰-태블릿-스마트TV’ 생태계, 국내 기업 설 곳 있나(2)>

그럼 이 판을 깨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국내 업체 중에서 가장 세계와 가까운 곳까지 간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얘기해보겠습니다.

삼성전자는 디지털TV 세계 1위입니다. 연간 24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4000만대 이상의 제품을 공급합니다. 전 세계에 팔리는 TV 4대 중 1대는 삼성전자 제품입니다. 수익성도 높은 편입니다.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서 더 높은 사양의 제품을 공급, 프리미엄 시장을 선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스마트TV는 이런 삼성전자의 TV 사업의 근간을 흔들 위험이 있습니다.

애플과 구글이 펼치는 셋톱박스 기반 스마트TV 전략은 TV 브랜드의 중요성을 대폭 낮춥니다. 삼성전자 TV를 사는 것이 중요해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셋톱박스를 선택하는지가 중요해지는 것입니다.

PC시장은 인텔 AMD 같은 CPU 브랜드 영향력이 PC 제조사보다 높습니다. 부품도 규격화 되고 대부분의 브랜드가 생산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곳, 예를 들어 중국에서 같은 부품 같은 규격의 제품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광고만 봐도 알 수 있죠. 어떤 CPU를 썼는지가 핵심입니다. 애플TV, 구글TV 영향력이 높아지면 결국 TV업체도 이렇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장 1위를 해도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은 대폭 낮아지겠죠.

반면 역설적으로 삼성전자가 갖고 있는 가장 큰 기회도 TV에 있습니다. 연간 4000만대, 그리고 해마다 높아지는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기반으로 삼성전자의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라는 뜻입니다. 삼성전자도 2009년부터 인터넷과 연결해 주문형비디오(VOD) 방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스마트TV의 원형을 제품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TV는 이미 세계 시장에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삼성전자 TV에서 돌아가는 콘텐츠를 구매하고 그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N스크린 디바이스를 이용하게 만드는 것. 하드웨어에서 출발한 삼성전자가 그릴 수 있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TV 휴대폰 태블릿 등을 아우르는 단일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이는 운영체제(OS)가 될 수도 있고 서로 다른 OS에서도 문제없이 구동되는 버추얼 머신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진행하고 있는 ‘바다(bada)’ OS나 ‘삼성 앱스’ 등이 어떤 방향으로 가는 것이 유리한지 그 가능성을 타진하는 행보들이지요. 하지만 아직 사업부별로 나눠져 통합 추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 우려스러운 지점입니다. 생태계 구축은 큰 그림이 필수입니다. 개별 진행은 각개격파 당하기 쉽습니다.

결국 애플과 구글에 맞서려면 자체 플랫폼이 필수입니다. 자체 플랫폼은 애플처럼 혼자만 이용할 수도 있지만 연합군을 만들어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플랫폼에 대한 기득권만 버릴 수 있다면요. 후발주자는 연합을 통해 빨리 판을 키우려하죠. 그래야 사용자와 개발자를 많이 끌어들이고 빠져나갈 수 없게 할 수 있을테니까요. 팬택 등 다른 제조사가 ‘바다’ OS에 관심을 표명하는 것, 삼성전자가 ‘바다’를 타사에 공개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인텔-노키아의 플랫폼 ‘미고’도 그들의 시장 지배력을 생태계로 확산하려는 전략입니다. 뭉쳐야 하고 자신들이 보유한 경쟁력을 다른 쪽으로 전이해 나만의 생태계를 만드는 것. 현재 모든 업계가 애플과 구글에 대항하기 위해 추진하는 목표입니다. 이를 독자적으로 해내기 어려운 업체들은 연합을 선택하는 것이고요. 통신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애플과 구글에서 벗어나기 위한 통신사의 전략은 OS에 상관없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입니다. 전 세계 주요 통신사가 참여한 글로벌 슈퍼 앱스토어 WAC가 그 일환입니다. 뭉쳐야 산다는 만고이래의 불변의 법칙을 따르는 셈입니다. SK텔레콤과 KT 등 국내 통신사도 이사회에 포함돼있습니다. 이들의 문제점은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위험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애플 세상이 되든 구글 세상이 되든 삼성전자가 되든 사용자는 큰 상관 없습니다. 누가 더 편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좋은 단말기를 공급하는지 그리고 이를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가 문제지요. 다만 분명한 것은 경쟁이 없어지면 사용자도 기회를 잃습니다.

[윤상호기자 블로그=Digital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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