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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상반기 결산/SW] 소프트웨어의 중요성 뼈져리게 절감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상반기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는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스마트폰 열풍이 불면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부각됐고, 너도나도 소프트웨어 산업을 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막상 SW업체들은 위기의 한 가운데 있었다.

정부 관계자들을 비롯해 목소리깨나 큰 사람들은 “이제는 소프트웨어 시대”라고 강변했고,  ‘소프트웨어(SW) 강국 도약 전략’이라는 큰 방향도 제시됐지만 SW 전성기를 몸으로 체험하는 SW업체들은 거의 없었다.

또 모든 관심이 모바일에 쏠리면서 기존 SW업체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줄어들었다. 오히려 제조업체들이 SW 개발인력을 대거 확충하면서 중소SW업체들은 핵심인력이 유출될 위험에 빠졌다.

이처럼 국내 대표 SW기업들은 쉽지 않은 상반기를 보내야 했다. 경영악화로 직원들 월급조차 제대로 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고, 갑자기 경영진이 교체돼 조직이 혼란에 빠지거나 경영진의 불∙탈법 행위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반면 지난 수년간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려온 글로벌 SW업체들은 ‘모바일’과 ‘클라우드’라는 새로운 시장을 맞아 역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제위기로 지난 해 다소 움츠렸던 이들은 ‘비용절감’을 화두로 경제위기를 오히려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SW 중요성 공감대 형성=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지난 3월 상암동 누리꿈스퀘어를 방문 “소프트웨어산업의 경쟁력이 향후 우리나라 IT산업의 미래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정부도 SW산업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국내 중소 SW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인력양성, 기술개발, 해외수출 등에 대해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인식 아래 정부는 2월 4일 ‘소프트웨어(SW) 강국 도약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기획재정부, 교육과학부, 행정안전부, 지식경제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경제부처 관련 장관이 모두 참여한 회의석상에 ‘SW강국’이라는 화두가 떠오른 것은 고무적인 일이었다.

정부는 임베디드 SW, R&D, 인력양성 등 전략적 분야에 집중해 2013년까지 수출은 150억달러, 고용은 30만 명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SW에 대한 중요성은 정부뿐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 등 기존 제조업체들도 공감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모바일 단말기의 하드웨어 성능 및 디자인 경쟁이 아닌 소프트웨어 생태계 경쟁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삼성SDS가 최근 티맥스코어를 인수함에 따라 OS 커널 전문인력을 공급받게 됐으며, 현재 600명 수준의 MSC 개발인력을 올 연말까지 두 배 수준으로 늘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혼란에 빠진 국산 SW 업계 = 이처럼 SW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지난 10년 이상 국내 SW산업을 지탱해온 기업들은 유례없는 혼란에 빠져있다.

대표적인 회사가 티맥스소프트다. 티맥스소프트는 한 때 국내 최대 규모,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SW업체였지만, 이제는 규모가 절반이상 줄어들었다. 무리한 사업확장과 금융위기 여파로 자금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면서 직원들 월급조차 수개월 밀리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대주주가 관계사 티맥스코어를 삼성SDS에 매각하면서 위험요인을 제거하기는 했지만, 유동성 위기에서는 여전히 빠져 나오지 못한 상태다.

한글과컴퓨터는 경영진의 불∙탈법 행위가 문제가 됐다. 검찰은 지난 1월 한글과컴퓨터 김영익 대표를 횡령 및 배임 혐의로 불구속기소 한 바 있다. 지난 수년 동안 안정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려 건실한 기업으로 다시 태어난 한컴이지만, 경영진의 잇따른 횡령사건으로 상장폐지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재무구조가 건전해 다행히 상장폐지 되지는 않았다.

알티베이스는 갑작스러운 경영진 교체로 인해 내부 혼란에 빠졌다. 지난 해 10월 창업초기부터 알티베이스를 이끌어온 김기완 전 대표가 갑작스레 회사를 떠나 직원들의 동요가 심했는데, 올 3월에는 후임 김동일 대표마저 5개월만에 해임결정이 됐다.

두 전임 대표들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직원들의 많은 신뢰를 받았기 때문에 직원들은 심하게 동요했다. 직원들은 이례적으로 노조를 결성하기도 했다. 때문에 후임 최용호 대표는 조직 안정화에 최우선의 노력을 기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코스닥에 상장된 사이버다임은 만 2년도 채 되지 않아서 매각됐다. 사이버다임 최대주주인 현석진 대표이사 및 특수관계인 보유지분 75만4506주(15.9%)를 120억원에 보광티앤씨에 양도했다.

물론 모든 국내 SW기업이 암울한 것은 아니다. 올해 상장한 투비소프트는 시초가가 공모가 8000원의 2배인 1만6000원이 정해졌다. 상장 첫날 상한가 1만8400원을 기록하기도 하는 등 오랜만에 SW업계에서 성공스토리를 썼다.

그러나 이마저도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고, 28일 현재 8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 활기찬 글로벌 SW업계 = 반면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국내외적으로 활기찬 상반기를 보냈다. 마이크로소프는 오피스 2010, 셰어포인트 2010, 비주얼스튜디오 2010 등 중요한 신제품들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지난 해 출시한 윈도7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들 신제품까지 더해지면서 소프트웨어 업계를 주도하는 모습이었다.

SAP는 사이베이스 인수라는 놀라운 카드를 꺼내들었다. SAP는 지난 5월 12일(미국현지시각) 58억 달러에 사이베이스를 인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사이베이스의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을 통해 오라클에 맞서고, 모바일 솔루션으로 신시장을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해 경제위기로 경영상황이 악화되면서 경영진이 교체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지만 이 인수는 매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가트너는 보고서에서 “사이베이스 인수는 SAP에 모바일과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분야에서 강력한 기술력을 줄 것”이라며 “사용자들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 외에 오라클은 썬 인수합병을 무난하게 마무리하면서 경쟁력을 배가 시켰으며, IBM은 ‘스마터 플래닛’이라는 캠페인이 전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아 발걸음이 더욱 가벼워졌다.

이들 글로벌 SW기업은 상반기 ‘클라우드’라는 두 가지 화두에 집중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PaaS(Platform as a Service)인 윈도 애저의 첫선을 보였다. 윈도 애저는 윈도 서버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베이직, C#, C++, PHP, 루비, 자바 등의 언어를 이용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MS는 이외에도사설 클라우드를 위해 윈도 서버 2008 R2의 하이퍼-V 서버, 관리도구 시스템 센터, MS SQL서버, 사설 클라우드 솔루션인 다이내믹 데이터 센터 툴킷 등을 제공한다.

IBM은 MS의 윈도 애저에 대적할 소프트웨어 개발 및 테스트용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와 클라우드 컴퓨팅용 래쇼날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선보였다. IBM의 퍼블릭 클라우드 개발 및 테스트 서비스는는 레드햇의 가상화 기술도 채용해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와 노벨의 SUSE 리눅스, 자바를 지원한다.

오라클은 클라우드 컴퓨팅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다. 오라클은 플랫폼 구성에 필요한 운영체제(오라클 엔터프라이즈 리눅스)와 DB(오라클 DB 그리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BEA인수를 통해 웹로직, 턱시도 등 각종 미들웨어도 확보해 두고 있다. 여기에 ID관리 등 보안, 기업포털 솔루션 등도 제공하며, 엔터프라이즈 매니저라는 클라우드 환경 관리제품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상반기는 국내 SW업체와 외국의 SW업계의 분위기가 엇갈렸다. 하지만 28일 국내 SW수출이 지난해보다 대폭 늘어났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등 적지 않은 성과도 있어, 국내 업체들의 하반기 활약이 기대된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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