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
[해설]하나·기업은행, ATM 아웃소싱 배경과 전망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06-04-13 15:22:53
시중은행 확산 신호탄···통합 서비스 요구 확대
지난해 국민은행에 이어 하나, 기업은행도 금융자동화기기(ATM) 아웃소싱 시장에 발을 들여 놓았다. 물론 우리금융지주 역시 최근 자사 IT시스템 아웃소싱 대상 사업에 ATM 일괄 관리용역 사업을 포함시키고 있어, ATM 아웃소싱을 추진중인 금융권은 총 4개사로 늘어났다. 수년전부터 논의가 진척돼 오다 비로소 금융권 시장이 문호를 넓히고 있는 반가운 소식이다. ◆
일단 점외기만 한정...왜 추진하나 이들 시중은행 ATM 아웃소싱 공통점은 우선 점외기가 대상이 된다는 점이다. 토털 아웃소싱이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은행들은 현금입출금 수요가 많은 지역에 부스와 함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외 ATM 관리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래도 은행의 한 채널로 고객에게 인식된다는 점에서 점외 ATM은 고장이 잦거나 현금이 떨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였고, 야간에는 부스내 각종 오물이 넘쳐나기 일쑤였다. 이는 현금시재관리, 경비, 청소용역 등 관리업무가 각 사업자별로 분산돼 일괄 관리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문제점 개선을 위해 시중은행은 수년전부터 통합관리를 이슈로 관련업체와 많은 논의를 시작해 왔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 2004년 노틸러스 효성과 ATM 아웃소싱 전담 조인트 벤처를 설립해 점외기를 포함해 점내기까지 단계적으로 이관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하나은행은 나이스 등 전문 VAN(부가통신망)사업자들을 조인트 벤처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노틸러스효성측에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노틸러스 효성측이 독점적 지위를 주장하다 사업자체가 좌초된 적이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과거 이같은 하나은행과 노틸러스 효성간의 논의는 ATM 아웃소싱 시장에 상당한 진척을 불러왔다. 한편 은행권이 ATM 아웃소싱을 추진하는 또다른 이유로는 자사 회계 처리 과정에서 장비 자산이 과도하게 책정된다는 점이다. 은행별로 적게는 5000여대에서 많게는 1만5000여대까지 보유한 CD/ATM기는 은행의 BIS 비율을 올리는 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략 계산해도 은행별로 1000억원이 자산으로 산정되는 것이다. 시중 은행들은 오는 2008년 본격 시행될 바젤II 규정에 맞춰 자산을 줄이는 방안을 고민하던 중 ‘CD/ATM 매각 및 아웃소싱’이라는 해법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
전행 ATM 아웃소싱 멀지 않았다 지난 2004년께 하나은행과 노틸러스 효성간의 논의가 아쉽게 끝났지만 은행권은 이 때부터‘ATM 아웃소싱’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민은행이 ‘브랜드 ATM'을 도입하면서 일종의 변형 ATM 아웃소싱 사업을 개시하기 이른다. 국민은행 ‘브랜드 ATM’은 국민은행에서 운영중인 금융자동화기기 일부를 아웃소싱 전문업체 망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 경우 통신료 등 일부 비용절감 효과와 함께 'KB브랜드’를 유지하면서 24시간 현금입출금 서비스 가능한 체제로 만들었다. 이는 그동안 고객 불만이 이어오던 야간 현금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 효과와 외부업체 망을 시범 이용해 향후 토탈 ATM 아웃소싱 사업에 대한 일종의 파일럿 성격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민은행 채널기획팀은 나이스와 공동으로 이용하게 되는 ‘브랜드 ATM'이 토탈 ATM 아웃소싱 사업을 위한 파일럿테스트라는 점을 분명히 한 바 있다.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의 이번 점외기 대상 일괄용역관리 역시 이같은 파일럿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은행이 굳이 파일럿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은행이 운영하는 ATM기는 현금을 꾸준히 보유하도록 하는 시재관리, 도난에 현금수송관리, 각종 잼에 대응하는 장애관리, 도난 등 보안관리, 주변 청결을 유지하는 환경 관리, 통신망 유지 등 각종 서비스가 기준이 된다. 여기에 최근 이슈가 되는 신권 대응 및 각종 ATM기 모니터링 능력 등 꽤 많은 업무가 수반돼야 운영이 가능하다. 은행들이 파일럿테스트에 나서는 이유는 이같은 많은 서비스를 토털로 제공할 수 있는 ‘마땅한 사업자’가 아직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사의 경우 전국 망을 보유중으로 현금시재, 수송, 환경 등 관리 능력은 우수하지만, ATM 제조사가 아니기 때문에 신권대응 등 신기술 역량을 뒤쳐진다. 반면 ATM 제조사 B사는 수년간 금융밴 사업을 유지하고 있지만, 앞서 설명한 금융밴 전문업체와 같은 확실한 노하우는 부족하다. 시중은행은 이들 사업자의 각각의 역량이 결집된 서비스를 통합해 고객채널로 자리잡은 '금융자동화기기‘ 서비스를 유지하고 싶어한다. 이같은 은행 전략은 향후 투자금융 전략이 강화됨에 따라 점차 늘어난다는게 업계 일반의 시각이다. 즉 간단한 현금입출금 업무는 사실상 창구보다 금융자동화기기로 유도한다는 전략이고, 보다 안정된 서비스 제공을 위해 ATM 아웃소싱 규모는 당분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기 기자>kd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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