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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금융ATM시장, 2200억원대 전망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06-01-18 01:00:14
[ATM특집]신권대응 발주 대폭 확대···은행권 100억~500억원씩 투자
국내 금융자동화기기(이하 'ATM') 시장이 새해 벽두부터 크게 요동치고 있다. 지난해 은행권은 올해 초의 5000원권 신권 발행에 맞추느라고 신규 ATM 도입을 가능한 한 자제했다. 하지만 이젠 사정이 달라졌다. 그동안 미뤄온 대기 수요에다 정상적인 ATM 교체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이 외형적으로 급팽창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올해 ATM 시장규모가 2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경기침체와 과열경쟁에 따른 가격하락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어온 ATM업계로선 신권 '특수'가 불러올 시장 확대가 바로 '호황'을 뜻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일단 반가울 수밖에 없다. 본지는 요동치고 있는 올해 ATM 시장 현황과 각 업체별 전략을 긴급 진단했다. <편집자주> ◆
3년간의 침체 터널, 올해 벗어나나 ATM업계는 최근의 ATM 시장 확대에 아직 크게 환호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일종의 수치상 '착시현상'에 불과할 뿐 아직 확실하게 '봄은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누적돼 온 적자의 골이 워낙 깊기 때문이다. "올해 시장이 급팽창한다 하더라도 과연 그 동안의 누적적자를 메우고 새로운 확력을 찾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업계 일부에선 심지어 "지난해 은행권의 ATM 신규도입 물량이 사실상 절반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올해 도입물량이 아무리 늘어난다 하더라도 작년과 올해의 도입물량을 합쳐 평균치로 내보면 예년 수준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은행권의 ATM 대당 도입가격은 약 2100만원 수준. 이는 지난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의 가격에 비해선 개선된 것이다. 그러나 업계는 이 가격 역시 대당 약 2300만원에 달하는 생산원가(인건비 구조, 공정관리 현황 등 포함)보다 여전히 200만원 정도 낮은 가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ATM업계는 시장확대 못지않게 신경써야 할 과제가 'ATM 가격의 정상화'라고 말하고 있다. ATM의 가격정상화를 위해선 무엇보다도 업체들간의 과당경쟁이 자제돼야 하고, 수요자인 은행권의 '제값 주기'도 뒤따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상가격'구조가 확립돼야 품질개선이 이루어지고, 유지보수 서비스의 고급화, 부가가치기능의 업그레이드, 그리고 나아가 진정한 의미의 ATM 국산화 기술의 초석 다지기 등 선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ATM의 핵심부품 대일의존도는 거의 100%에 가깝다. ATM의 매출증대가 곧바로 수익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것도 근본적으로 이같은 구조에 기인한다. 따라서 현재 추진중인 ATM 핵심부품의 국산화 프로젝트는 향후 ATM시장 구도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예정대로라면 현재 전량 일본에서 수입되고 있는 ‘환류식 입출금 장치’의 국산화 사업은 내년 하반기쯤에나 완성단계에 들어서게 된다. 한편 ATM업계는 시장을 둘러싼 수많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올해 순수 국산기술로 만든 금융자동화기기(CD)의 수출과 함께 전자저널과 같은 신시장, 금융VAN사업의 확대, 지폐정사기 등 새로운 분야의 개척, ATM 기반의 파생사업 창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십수년 동안 안정적으로 정립돼 있던 노틸러스효성, 청호컴넷, FKM, LG엔시스 등 ATM업계의 4강 구도에도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
신권 특수가 올해 ATM시장 상승세 주도 올해 국내에서 예상되는 ATM 수요량은 1만1000대~1만2000대 정도이다. ATM의 대당 가격을 약 2100만원으로 잡고,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100억~2300억원 정도가 된다. 그러나 예년처럼 업체들간에 과열경쟁이 빚어지면 가격이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겉만 번지르하고 실속은 전혀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한편 현재 사용중인 ATM의 '환류 메카니즘 모듈'의 교체수요까지 합치면 적지 않은 ATM 교체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ATM시장이 올해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 것은 무엇보다 '신권 특수'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 전체 예상수요량 중에서 시중은행이 약 80% 가량을, 우체국 등 공공기관이 10%, 기타 제2 금융권이 약 10%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빠르면 올 10월 추석 연휴를 전후해 1만원권과 1000원권의 신권이 발행될 것으로 예상돼 상반기 시중은행 발주 물량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의 신권 발행이 올 봄과 여름 사이에 확실히 가시화되면, 금융권이 신권 대응 ATM 도입을 하반기까지 미루기는 어려운 입장이다. 제조사와 기술적인 스펙을 정하고, 커스터마이징을 진행시키려면 상반기 발주가 불가피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올해 금융권은 신권 대응을 위해 적게는 100억원에서 많게는 500억원 이상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은행별 올해 ATM투자비,100억~500억원씩 책정 국내 은행권의 ATM 투자 패턴을 분석해 보면, 시중 은행들은 ATM기 교체수요 물량보다는 기존 ATM기기에 '신권 대응 환류식 입출금 모듈'을 교체하는 투자가 주류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패턴은 지폐를 인식, 구동하는 기계적 장치만 교체하는 것으로, 시중 은행들이 신권 대응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꼽히고 있다. 이를 통해 ATM기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하고, 내용연수가 된 ATM기를 신권대응 ATM 신제품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주요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이 약 550억원, 우리은행이 140억원(추정치), 신한은행이 100억원, 농협이 462억원(추정치)을 올해 ATM 투자비로 책정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방은행의 경우 부산은행이 166억원, 대구은행이 70여억원을 올해 안에 집행할 예정이며, 국책은행 가운데 기업은행도 금년도 IT투자비 1200억원(추정치) 가운데 상당부분을 ATM 부문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기 기자>kd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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