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한종희…"AI 반도체 적절히 대응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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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한종희…"AI 반도체 적절히 대응 못했다"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25-03-19 11:15:05

옥송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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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기 삼성전자 주총, 주가 하락·반도체 경쟁력 지적 잇따라

제56기 정기 주주총회 현장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삼성전자]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주주 여러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6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거듭 고개를 숙였다. 주총의 1호 안건인 재무제표 승인을 상정한 직후 진행된 첫 주주 질의에서는 주주들의 날선 비판이 이어졌다.

주가 하락세와 지난해 리더십을 잃은 반도체 경쟁력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첫 질문에 나선 주주는 "의장님께서는 주주 가치를 최우선 두겠다 하셨지만, 작년 7~8만원 하던 주가가 지금은 5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한다"며, "SK하이닉스 등 다른 회사들은 주가도 좋은데, 도대체 왜 삼성 주가 나쁜지, 또 어떻게 주가를 올릴지 대책을 설명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한종희 부회장은 "당사는 지난해 변화하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라면서, 경영진으로서의 실적 과오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스마트폰, TV, 생활 가전 등 주요 제품에서도 압도적인 시자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주가도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당사 기술 경쟁력에 대한 시장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또한 미국발 관세 이슈와 이에 대응한 대상국들의 보복 관세 움직임이 글로벌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대내외 환경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당사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주주가치 제고 및 주가 회복책으로 자사주 매입과 책임 경영을 제시했다. 지난해 11월 자사주 10조 매입 계획을 발표한 이래 소각을 이어가고 있으며, 성과급 주식 보상 제도를 내년부터 직원들에 확대 도입해 직원 소속감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해당 발언 이후에도 "귀신도 모르는 게 주가지만, 언제 재궤도에 오를지 말씀해 달라"는 등 주주 발언이 지속되자, 한 부회장은 거듭 사과했다.

그는 "경영진과 임직원이 다각도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일부 정책을 시행하기도 했으나, 시장이 만족할만한 반응을 얻기까지는 좀 시간이 필요할 걸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경영진과 임직원을 믿고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면 최선의 결과를 드리겠다"고 자신했다.

대형 M&A 부재에 대한 질책도 이어졌다. 한 주주는 "삼성전자에 여러 위기가 있었는데, 그때 잘 극복했던 것처럼 투자를 지속하는 등 미래 준비를 해야할 것 같다"며 "주주들이 기대할만한 대형 M&A가 있을지 대답해 달라"고 말했다.

한 부회장 역시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M&A가 중요 전략이라는 데 동의하면서도, "지속적인 M&A를 추진했으나 아쉽게도 대형 M&A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사과했다.

다만, 올해 신사업으로 소개한 로봇 관련 전문성 확보를 위해 로보틱스 사 지분을 투자하고, 영국 옥스포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 사 인수 및 미국 레녹스 사와의 합작법인 설립 등 다양한 물밑 협업을 지속했다는 점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