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카오 노조 "다음 분사, 사실상 구조조정…최대 1000명 고용불안"

실시간
뉴스

플랫폼

[현장] 카카오 노조 "다음 분사, 사실상 구조조정…최대 1000명 고용불안"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25-03-19 14:39:51

조윤정 기자

URL복사

카카오 노조 "오는 25일까지 임단협 교섭 진전 없으면 협상 일괄 결렬 선언"

19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열린 포털 다음 분사 반대 집회에서 오치문 전국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 조합원이 발언을 낭독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카카오 노동조합이 포털 '다음' 서비스를 담당하는 콘텐츠 CIC(사내독립기업)의 별도 법인 분사 계획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19일 카카오 공동체 노동조합 크루유니언(전국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은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고, 포털 '다음'의 법인 분사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한 교착 상태에 빠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의 책임이 사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배수찬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 부지부장은 "포털 '다음'의 법인 분리는 경영진이 포장한 구조조정 방식에 불과하다"며 "카카오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의 부담이 결국 노동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카카오는 지난 13일 포털 '다음' 서비스를 담당하는 콘텐츠 CIC의 분사를 발표하며, 향후 지분 매각 가능성도 열어뒀다고 밝혔다. 이는 2023년 다음 사업 부문을 CIC로 분리한 지 약 2년 만이다. 앞서 카카오는 카카오커머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계열사의 분사·매각 과정에서 내부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서승욱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 지회장은 "2023년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구조조정을 시작으로 매년 고용 불안이 반복되고 있다"며 "지난해에만 카카오 계열사 5곳에서 희망퇴직과 무급휴직 등의 구조조정이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번 법인 분리로 콘텐츠CIC와 업무적으로 밀접한 연관이 있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검색CIC, 케이앤웍스, 디케이테크인, 링키지랩 등 약 800명의 노동자가 고용 불안에 놓여 있으며, 이들 인력이 주로 근무하는 제주 지역에서의 사업 철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노조는 현재 포털 다음 서비스와 관련된 인력이 300명이 넘으며, 유관 업무 담당자와 계열 법인 내 직접 관련 인력을 포함하면 약 800명, 간접적인 업무 관련 인력까지 고려할 경우 최대 1000명에 이르는 노동자가 고용 불안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포털 다음의 매각 가능성도 제기됐다. 서 지회장은 "카카오가 여러 계열사의 분사를 진행했지만, 이번처럼 '지분 매각을 감안하고 있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처음"이라며 "이에 따라 포털 다음의 매각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는 그동안 주요 계열사의 매각을 사모펀드를 통해 진행해온 만큼, 이번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교착 상태에 빠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교섭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카카오지회는 지난해부터 11개 카카오 계열 법인과 임단협을 진행 중이나, 그중 9개 법인은 여전히 협상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다.

서 지회장은 "포털 업계에서 가장 높은 보수를 받은 인물은 카카오의 홍은택 전 대표로, 지난해 30억원 이상을 수령했으며, 적자가 확대돼 경영난을 겪고 있는 카카오게임즈의 조계현 전 대표도 지난해 상반기에만 22억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적이 악화돼도 경영진의 보수는 오히려 증가한 반면, 노동자들의 임금 교섭은 더욱 어려워졌다"며 비판했다.

카카오 노조는 주주총회 전 오는 25일까지 임단협 교섭에 진전이 없을 경우, 협상 일괄 결렬을 선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사측이 실질적인 교섭을 계속해서 거부할 경우, 보상 권한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CA 협의체에 공동 교섭 및 일괄 타결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카카오 측은 "콘텐츠 CIC 분사는 아직 준비 단계에 있으며, 분사 법인으로의 이동 여부는 각 크루의 선택에 맡길 것"이라며 "개별 크루의 의사를 존중하며, 앞으로도 크루유니언을 포함한 임직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최선의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