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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에 '비은행' 밀리지만… 신한·하나금융 "그래도 무리한 M&A 없다"

2024년 리딩금융 경쟁 가른 핵심 변수 '비은행'… 각 지주사들 고심 깊어져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2024년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 실적을 분석한 결과, '리딩금융'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역시 '비은행' 부문 실적이었다.

리딩금융을 차지한 KB금융지주는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들이 모두 고른 실적을 거둔 것과 비교해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일부 비은행 계열사들의 부진이 아쉬웠다. 비은행 부문이 가장 취약한 우리금융은 말할 것도 없이 '보험 M&A' 부터 당면과제다.

그럼에도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무리하게 '비은행' 몸집을 불리기보다 내실을 다지는 게 먼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리딩금융은 5조78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한 KB금융이었다. 경쟁사인 신한금융(4조5175억원)과 하나금융(3조7388억원)과 5000억원 이상 차이가 나는 수치다.

KB금융이 2년 연속 리딩금융 왕좌를 지킨 이유는 비은행 계열사가 약진했기 때문이다.

◆KB금융, 카드·증권·손보·생보 등 계열사 동시 호실적 신한· 하나금융, 일부 계열사 부진

실제로 주요 비은행 계열사인 KB증권의 작년 순이익은 5857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3896억원과 견줘 50.3%(1961억원) 증가했다. KB손해보험의 순이익 또한 8395억원으로 나타나 전년 7133억원보다 17.7%(1262억원) 늘었으며, KB라이프생명의 경우 작년 순이익이 전년보다 15.1%(353억원)나 증가해 2694억원을 기록했다.

KB국민카드의 순이익 역시 4027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같은 기간 3511억원보다 14.7%(516억원) 늘었다. KB캐피탈은 1865억원에서 2220억원으로 19%(355억원) 가량 순이익이 증가했으며 KB자산운용도 615억원에서 665억원으로 50억원(8.1%) 가량 순이익이 늘었다.

이에 반해 신한금융은 일부 계열사의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 신한라이프의 경우 작년 5284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4724억원과 견줘 11.9%(560억원) 늘었다. 신한투자증권의 순이익 또한 2458억원을 기록해 전년 1009억원보다 무려 143.6%(1449억원) 급증했다.

그러나 신한EZ손해보험의 순이익은 2023년 -78억원 적자에서 작년 -143억원 적자를 보여 손실 폭이 두 배 이상 늘었다.

하나금융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하나증권은 작년 2251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해 흑자전환 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하나손해보험과 하나생명은 각각 -308억원, -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 신한·하나금융, 비은행 강화위해 과감한 M&A 왜 못하나

이에 일각에서는 올해 신한·하나 금융지주가 비은행 강화의 수단으로 인수합병(M&A)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진한 계열사의 실적을 개선하는 데 있어 우량 매물을 흡수하는 것만큼 쉬운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과거 KB금융이 LIG손해보험 인수 이후 여러 매물을 자회사로 편입해 지금의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갖춘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좋은 매물이 있다면 M&A도 고려해야 할 수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M&A에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무리한 M&A는 자산 건전성과 내부통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논리가 여전히 강하다는 분석이다.

관련하여 신한금융 관계자는 "지금까지 금융권이 리딩금융 경쟁 등 단기 실적주의에 매몰돼 내부통제가 제대로 안되는 문제점을 보여왔다"며 "좋은 매물이 있으면 살펴보겠지만 현재로선 M&A 계획은 없으며, 무리하게 외형 성장을 추구하기보다 비은행 계열사의 기초 체력을 강화하는 데 더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 측도 "비은행 부문의 이익이 하나금융의 기초 체력과 비교해 낮은 건 맞고 M&A 전략 또한 배제할 순 없다"면서도 "지주의 체력을 갉아먹는 무리한 M&A는 지양하고자 하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서, 계열사 간 협업 강화를 통해 냉혹한 경제 상황 속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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