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카카오가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개발사로 생성형 AI 돌풍을 일으킨 오픈AI의 첫 번째 한국 사업 파트너가 됐다. 양사가 국내에서는 최초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중장기적인 협력을 타진하면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에서 오픈AI와 전략적 제휴 체결에 대한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오픈AI와 협력해 혁신적 고객경험을 제공함으로써 AI 서비스 대중화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뿐만 아니라, 외부 AI 모델을 필요에 맞게 적용하는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지향하고 있다. 오픈AI와도 이러한 관점에서 지난해 9월부터 기술과 서비스, 사업 등 다양한 범위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해 왔다. 이날 공개된 협업 내용은 크게 ▲AI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기술 협력 ▲공동 프로덕트(상품) 개발 두 축으로 나뉜다.
◆'국내 최초' 전략적 제휴, 카카오에 어떤 의미 있을까
카카오는 '카카오톡'과 신규 AI 메이트(mate·친구) '카나나' 등 카카오 주요 서비스에 오픈AI의 최신 AI기술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활용하기로 했다. 'AI 네이티브 컴퍼니(AI native company)'로 전환을 가속하기 위해 챗GPT 엔터프라이즈까지 도입한다.
사실 카카오가 자사 AI 모델 및 서비스에 오픈AI 기술을 활용하는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2021년 AI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통해 선보인 한국어 특화 LLM '코GPT' 경우, 오픈AI의 GPT-3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여러 차례 발표 시점을 미루다 공식 공개가 무산된 '코GPT 2.0' 역시 오픈AI의 '챗GPT'에 적용된 GPT-3.5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카카오를 포함해 이미 전 세계 수많은 기업과 AI 스타트업들이 오픈AI 챗GPT를 기반으로 한 AI 서비스를 만들어 왔다. 다만 이같은 외부 API 호출 방식은 도출되는 결괏값에 직간접적인 제한이 생기기 쉽다. API와 클로즈드(Closed) 소스는 적용할 수 있는 범위만 해도 차이가 크다. 오픈AI가 기존 사용 권한을 제한하고 있는 최신 '클로즈드 소스'에 카카오가 접근할 수 있다는 게 이번 전략적 제휴 핵심이 되는 이유다.
여진영 연세대 인공지능학과 교수는 "카카오가 코GPT를 만들 당시에는 오픈AI가 모델 및 파라미터를 공개했지만, 지금은 그렇게까지 하고 있지 않다"며 "API를 호출해 모델 응답을 받는 비공개 모델을 클로즈드 소스라고 하는데, 카카오는 이번 협약으로 자사 서비스에 오픈AI 클로즈드 소스 모델을 적용하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이 만든 모델들이 성능이 좋기에 당장에는 (카카오) 사용자들 만족감이 높아질 수 있다"며 "카카오로서는 필요한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보다 빠른 AI 시장 선점이 필요한 카카오로서는 당장 기술력이 안 되면 다른 기업과 제휴를 맺어서라도 경쟁해야만 이용자 유지 및 확보를 하고, 그 사이에 자체 기술까지 발전할 시간을 벌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기술 협력이 중장기적으로는 큰 반향을 일으킬 가능성이 작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경진 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카카오와 오픈AI 기술 협력 발표가 불과 2년 전이라면 달랐겠지만, 현재는 오픈AI와 협업하는 기업 사례가 많아 큰 차별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자체적인 AI 개발 능력을 키우기 보다 각광받는 최신 기술을 활용하겠다는 카카오의 사업 전략은 훨씬 명확해졌다"고 전했다.
최근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 충격으로 AI 개발 생태계에 오픈소스(개방형)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이 오픈소스 전략 필요성을 시사한 것도 향방이 주목된다. 오픈AI를 비롯한 대다수 빅테크는 각 사가 개발한 AI 모델 작동방식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폐쇄형 모델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딥시크는 이른바 가성비 AI로 주목받은 'R1' 모델 소스코드를 개방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그동안 인프라 비용 투자가 어려워 진행되지 못했던 국내외 AI 개발이 더 활발해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의 첫 AI 대화형 플랫폼 '카나나', 오픈AI 등 업고 성공할까
카카오와 오픈AI 협업 결과물로서 가장 먼저 공개될 것으로 유력한 서비스는 AI 대화형 플랫폼인 카나나다.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AI 사업을 내세우는 카카오는 올해부터 카나나를 필두로 한 AI 서비스를 순차 공개하겠다는 목표를 여러 번 강조한 바 있다.
카나나는 일대일 대화뿐 아니라 그룹 대화에서도 맥락을 이해한 답변을 제시해 이용자의 관계 형성 및 강화를 돕는 AI 에이전트 서비스다. 개인메이트 '나나(nana)'와 그룹메이트 '카나(kana)'가 ▲문서 요약 ▲시험 문제 제작 ▲장소 등 콘텐츠 추천 ▲일정 및 준비물 알림 등 누적된 메시지 내용을 기반으로 상황별 필요한 정보를 먼저 제안하거나 응답해 주는 게 특징이다.
카카오는 개발 중인 카나나 서비스에 자체 언어모델과 더불어 오픈AI 모델도 함께 활용하기로 했다. 이는 카카오가 지난해 10월 개발자 컨퍼런스 if(kakaoAI)에서 처음 발표한 AI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전략과 맞닿아 있다. 해당 전략은 카카오가 자체 개발한 AI 모델과 우수한 외부 API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이용자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다.
카카오는 지난해 말부터 일부 임직원을 대상으로 카나나 사내 비공개 베타테스트(CBT)를 진행 중이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 일반인 대상 CBT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신아 대표는 카나나 정식 출시 시점에 대해 "올해 안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계속해서 서비스 방향 등을 수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카카오는 AI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기술 협력과 함께 오픈AI와 공동 상품 개발도 추진한다. 현시점에서는 몇 가지 아이디어를 구상해 보는 초기 논의 단계인 상태다. 구체적인 상품 형태와 출시 시기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정 대표는 "이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며 "카카오톡이든 카카오맵이든 카카오 서비스 중 소비자 수요가 맞는 접점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올트먼 CEO도 "모든 사람에게 범용 인공지능(AGI) 강점을 제공하는 게 우리 목표"라며 "이를 위해서는 훌륭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연구뿐만 아니라 파트너십이 있어야 한다. (카카오와 함께) 좋은 제품을 만들고, 과학적 발견도 이루면 좋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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