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오늘 발표한 임팩트펀드는 단순히 기업 사회공헌 일환이 아니다. 수천만명 사용자와 수백만명 중소상공인(SME), 창작자, 광고주와 상생은 플랫폼업 본질이자 경쟁력으로서 매우 중요하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팀네이버 통합 컨퍼런스 ‘단24’ 기자간담회에서 임팩트펀드 조성 배경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네이버는 국내 인공지능(AI) 생태계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임팩트펀드’를 신설하고 6년간 1조원 규모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8년간 SME과 창작자의 디지털 전환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의 상생협력 프로그램 ‘프로젝트 꽃’을 AI 부문으로 확대하는 게 골자다.
프로젝트 꽃을 확대한 네이버 ‘임팩트 프로젝트’는 ▲누구나 AI를 비롯한 네이버의 다양한 기술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테크 임팩트’ ▲고유한 아이디어와 상품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사업 기회로 만드는 ‘비즈니스 임팩트’ ▲사회 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건강한 커뮤니티 조성에 기여하기 위한 ‘커뮤니티 임팩트’ 부문으로 확대된다.
네이버는 최수연 대표가 이끄는 ‘임팩트 위원회’를 조직하고, 임팩트펀드를 조성해 6년간 1조원 규모로 투자한다. 네이버 비영리 교육기관인 ‘네이버 커넥트재단’은 향후 5년간 600억원을 투자해 AI 교육 커리큘럼 확대 및 AI 생태계 필수적인 인재 육성에 나선다.
다음은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각 부문장들과의 일문일답.
Q. 신설되는 ‘임팩트 프로젝트’는 상생 관점에서 기존 프로젝트 꽃과 어떤 차별점이 있나.
▲(최수연 대표) 네이버는 모든 서비스와 사업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때 소상공인 환경에 미칠 영향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앞으로 어떤 새로운 기술 시대가 열리든 우리 같은 플랫폼 기업에게는 수천만명 사용자와 창작자들, 중소상공인이 가장 중요한 사업 파트너이기에 상생을 한다는 것이 업의 본질이며, 핵심 경쟁력이다.
Q. ‘임팩트 위원회’ 구성과 투자금에 관해 설명해 달라. 또 임팩트펀드는 기존 상생협력 프로그램인 ‘프로젝트 꽃’ 재원인 분수펀드와 어떤 차이가 있나.
▲(최수연 대표) 네이버 생태계에 책임감을 느끼고 우선순위로 생각하는 만큼, 임팩트 위원회는 프로젝트 꽃을 포함해 상생과 관련한 아젠다 전반을 총괄하고 실행하는 기구가 될 것이다. 위원장은 대표인 내가 맡는다. 그동안 프로젝트 꽃은 검색이나 커머스 등 사업에서 밀접한 소상공인 중심 활동이었다면, 임팩트 펀드는 이에 더해 AI 교육과 인프라 접근권 등에 대해 고민하고 예산을 집행하는 역할을 한다.
Q. 작년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인 이후 각종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내년부터 AI 수익화가 본격화되는 것인가.
▲(최수연 네이버 대표) 전략적으로 자원을 투입해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필요한 생성형 AI 기술을 쓰겠다는 것이다. 일부 생성형 AI가 적용된 서비스들에 대한 수익화와 비용 투자 집행 결과가 내년에 실적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경쟁사가 빅테크들이고, 꼭 필요한 AI 기술에 대해서는 내재화할 것이기 때문에 선제적인 투자도 여전히 필요하다고 믿는다.
Q. 최근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구글, MS 등 글로벌 기업들과 연합하는 데 반해, 네이버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중심으로 비교적 폐쇄형 AI 생태계 전략을 택하고 있다. 이러한 업계 트렌드를 어떻게 평가하나.
▲(최수연 네이버 대표) 개방형 혹은 폐쇄형이라는 관점에서 어떤 전략이 더 우수하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다만 네이버는 수천만명 사용자를 상대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한 나라 콘텐츠 생태계와 데이터를 책임지는 기업이다. 당장 투자수익률(ROI)보다 사명감을 갖고 기술을 내재화해야 한다는 생각이 뿌리 깊게 있다. 이는 AI 시대에 새로 나온 생각이 아닌, 네이버 창립 초기부터 이어온 철학이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 총괄) AI 기술은 데이터를 얼마나 넣느냐에 따라 차별화가 있기에, 기술을 내제화했을 때 장점이 크다. 어린아이가 어릴 때 학습해야 효과가 큰 것과 같은 논리다. 또 네이버 서비스에 특화된 형태로 AI모델을 만들면 능력은 같더라도 운영비용 자체가 3분의2로 줄어든다. AI 모델을 만드는 비용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네이버가 서비스에 이를 적용했을 때도 비용보다 수익이 더 큰 편이다.
Q. 과거 컨퍼런스콜에서도 광고, 판매 수수료가 업계에서도 낮은 수준이라 밝힌 바 있다. 네이버 플랫폼 기술적 고도화에 따른 수수료율 인상 검토는.
▲(윤종호 광고 프로덕트 부문장) 플랫폼 고도화로 광고주 효용이 늘면 매출도 덩달아 증가하기에 별도 수수료 인상 없이도 AI 케펙스(CAPEX·설비투자)를 충당할 수 있다.
Q. 오픈AI의 챗GPT 서치와 내년 상반기 모바일 통합검색에 도입될 ‘AI브리핑’ 차이는.
▲(최재호 발견/탐색 프로덕트 부문장) 검색을 업으로 한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경우, 검색 결과에서 이용자 만족도를 높이고 기술을 고도화하는 것을 강화해 왔다. 하지만 챗GPT나 퍼플렉시티 같은 신생 기업은 LLM을 기준으로 할루시네이션(환각)을 줄이고 최신 정보를 제공하는 데 검색을 활용한다. 대화형 AI 서비스인 ‘클로바X’나 생성형 AI 검색 ‘큐:’로 실험도 해봤지만, 기본적으로 대화를 통해 뭔가를 검색한다는 것에 대한 효율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AI 브리핑은 AI가 기존 검색 결과를 풍성하게 하고, 후속 질문들을 도와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접근했다. AI 챗봇과는 근본적인 접근 방식이 다르다.
Q. 오픈AI 검색 서비스 결과에서 네이버 블로그나 카페 콘텐츠가 제공되고 있는데 회사 간 별도 제휴가 체결된 건가.
▲(이일구 네이버 콘텐츠 서비스 부문장) 오픈AI와 네이버 간 별도로 맺은 계약은 없다. 네이버는 창작자 권리를 존중하며, AI 생태계를 공정하게 조성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사용자에게는 콘텐츠 단위로 공개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하며, 창작자 선택에 따라 콘텐츠 사용 여부가 결정되도록 운영 중이다.
Q.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을 별도 출시하는 이유와 정확한 시점은.
▲(이윤숙 네이버 쇼핑 사업 부문장) 네이버 쇼핑할 때 특징은 살 것이 이미 정해진 다음 검색을 한다는 것이다. 가볍게 침대나 쇼파에 누워서 ‘뭐 사지?’라는 마음으로 검색할 수 있는 별도 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또 네이버가 검색, 다음에 탐색을 바라보고 있는데 쇼핑도 마찬가지다. 이를 위해 필요한 개인화된 기술들은 앱이 받쳐주면 훨씬 유연하게 구현되리라 판단했다. 이르면 내년 1분기, 보수적으로는 1~2분기 사이에 출시되지 않을까 한다.
▲(최수연 대표) 네이버 앱은 검색과 페이, 쇼핑 등 많은 기능이 있는 슈퍼앱이나, 커머스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이용자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앱 출시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용자가 탐색하는 경험 자체가 쇼핑 경험과 분리하기 힘들다는 탓에 네이버 앱 자체에 미칠 영향을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쇼핑 앱으로 잡으려는 니즈 자체가 기존 네이버앱이 잡지 못한 시너지라 윈윈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사우디와 일본 외 글로벌 진출 전략과 향후 계획은.
▲(최수연 대표) 테크기업 중 글로벌 사업을 하지 않는 회사는 없다. 규모를 키워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서다. 네이버는 이미 웹툰으로 북미, 유럽, 일본 시장에 진출했고, 미국 ‘포시마크’와 스페인 ‘왈라팝’ 등 글로벌 소비자 간 거래(C2C) 커머스 영역에서도 무게감을 갖고 있다. 자회사가 운영하는 리셋 플랫폼 ‘크림’도 일본 최대 리셀링 업체 ‘소다’와 합병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앞으로도 네이버는 제3국 위치에서 차별화된 기회를 만들겠다.
Q.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사업적 환경 영향을 비롯해 국내 플랫폼 규제 입법 동향에 관한 네이버 입장은.
▲(최수연 대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는 게 회사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한마디로 말하긴 어렵다. 트럼프 정부가 빅테크와 AI, 인수합병(M&A) 등에 비규제적이고 자유로운 방식을 취할 것이라 예상되는 만큼, 국내 규제 상황과 맞물릴 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하게 보고 있다. 우리 정부와 국회 규제 입법 상황에 대해서는 한 기업 수장으로서 직접적인 견해를 밝히는 게 적절치 않다고 본다. 다만 네이버는 플랫폼 기업에 대해 사회적으로 문제 제기되는 것들에 대해 맨 처음 직면하는 회사다. 이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우리 영향력에 대한 책임론에 어떻게 보면 깊이 공감하는 곳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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