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정부가 최근 ‘제4차 클라우드 기본계획’ 발표를 통해 인공지능(AI) 시대 클라우드 전략을 내놨다. 클라우드가 AI 개발에 필요한 고성능 컴퓨팅 연산과 대규모 데이터 처리를 위한 필수 인프라로 자리매김한 현재, 클라우드 산업 활성화를 국가적 과제로 인식하고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로써 정부가 2016년부터 3년마다 발표하고 있는 ‘클라우드 기본계획’은 벌써 네 번째에 접어들었다. 1차 기본계획이 클라우드 이용에 관한 제도적 기틀을 마련한 것이었다면, 2차 기본계획은 산업·공공·사회 전반의 클라우드 활성화를 목표로 잡았고, 3차 기본계획은 공공부문의 클라우드 우선이용 원칙을 내걸었다.
이번 4차 기본계획의 핵심은 ‘AI’다. 3대 핵심 추진과제로 ①클라우드 도입 전면화 ②클라우드 경쟁력 제고 ③클라우드 생태계 활성화를 제시한 가운데, 특히 경쟁력 제고와 생태계 활성화 측면에서 ▲국산 AI반도체 육성(K-클라우드 프로젝트) 본격화 ▲AI 컴퓨팅 인프라 지원 ▲AI 혁신펀드 조성 ▲AI 시대 맞춤 클라우드 인력 양성 등 AI 이름을 건 지원책들이 상당수 포함됐다.
이를 두고 클라우드 업계에선 양가적인 입장이 엿보인다. AI 혁신과 클라우드 기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만큼 당연한 흐름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 한편, 클라우드보다 AI 시장에 대한 지원이 집중돼 정책의 주객전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아직 국내에서 AI 서비스 수요가 예상보다 많지 않은 상황에서 클라우드 정책에 ‘AI’라는 용어를 마케팅처럼 남발하는 것에 대한 반발 기류도 존재한다.
정부가 ‘민간 주도’의 클라우드 산업 활성화를 강조한 것을 두고도 업계에선 복잡한 심정이 읽힌다. 이번 4차 기본계획에선 ‘국가 AI 컴퓨팅 센터’ 설립을 포함해 민관 합작 투자로 AI 컴퓨팅 인프라를 확보하자고 했는데, 달리 말하면 결국 ‘기업이 돈을 내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글로벌 빅테크의 규모의 경제에 맞서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을 기대했던 일각에서 아쉬움이 나오는 대목이다.
물론 4차 기본계획의 방향성만큼은 틀렸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AI 시대에 맞춘 새로운 클라우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도, 민간이 주도해서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도, 모두 맞는 말이다. 단순히 민간에 맡기기만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공공 부문에서 클라우드 도입을 전면화하는 등 수요를 끌어올리는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것도 3차 기본계획의 연장선으로서 업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다만 관건은 ‘실효성’이다. 그럴 듯한 말뿐인 계획보단 정부의 강력한 실행력이 담보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지금까지 정부의 클라우드 기본계획이 벌써 4차에 이르렀지만, 국내 전반의 클라우드 도입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정부가 마중물이 되겠다던 공공의 민간 클라우드 이용률은 지난해 기준 11.6%에 그친다. 지난 클라우드 정책의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는 얘기다.
더욱이 최근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정부의 망분리 완화 정책에 따라 국가정보원이 다층보안체계(MLS)를 새로 도입키로 하면서, 공공 수요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기존 클라우드보안인증 제도인 CSAP와 MLS 간 연계가 아직 불투명한 탓에, 내년도 공공 클라우드 사업 추진이 사실상 멈춘 것이다. AI 시대 국가적 과제로서 민간 클라우드를 활성화하겠다는 정부 약속이 시작부터 공염불이 되고 있다.
결국 4차 클라우드 기본계획의 성공을 위해선 이러한 부처 간 엇박자를 풀고 범정부 차원의 추진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선결과제가 돼야 한다. 지금처럼 부처별로 혼재돼 있는 클라우드 관련 정책들을 ‘원보이스’로 재정립하고, 나아가 정부와 산업계 모두가 ‘원팀’이 될 필요가 있다. 정부의 이번 4차 기본계획이 그 계기가 돼, 국내 클라우드 산업 생태계를 한단계 발전시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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