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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정부, AI 시대 클라우드 전략 띄웠다…실행력·부처협력 관건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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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정부가 2016년부터 3년마다 발표하고 있는 ‘클라우드 기본계획’이 네 번째에 접어들었다. 이번에 공개된 제4차 클라우드 기본계획은 인공지능(AI) 시대 핵심인프라로 떠오른 클라우드 산업을 어떻게 활성화할지에 방점이 찍혔다.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제4차 클라우드 기본계획(2025~2027년)은 ‘AI 시대 클라우드 전략’을 주제로 삼고, 크게 ①클라우드 도입 전면화 ②클라우드 경쟁력 제고 ③클라우드 생태계 활성화라는 3대 추진과제를 담았다.

①‘클라우드 도입 전면화’는 말 그대로 국내 전반의 클라우드 이용률을 끌어올리겠다는 얘기다. 특히 클라우드 도입률이 낮은 공공·금융·교육·국방 등 분야 수요를 적극 유인하기 위해, ▲공공 분야에선 기관평가에 클라우드 도입을 포함시키고 ▲금융 분야에선 망분리 완화 기조와 맞물려 금융권 내 민간 클라우드 이용을 독려한다. ▲교육 분야에선 ‘AI디지털교과서’ 도입을 확대하며 ▲국방 분야에서도 ‘장병체감형 원스톱 서비스 플랫폼’ 구축 등 클라우드 수요를 끌어낸다.

②‘클라우드 경쟁력 제고’는 AI컴퓨팅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다. 국산 AI반도체를 데이터센터에 적용하도록 장려하는 ‘K-클라우드’ 프로젝트를 가속화하고, 산학연 수요를 기반으로 AI컴퓨팅 인프라를 확대할 수 있게 지원하며, 아울러 민관 합작의 대규모 ‘국가 AI컴퓨팅 센터’도 구축하기로 했다. 이 밖에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SaaS)들을 활성화하고, 클라우드 바우처 확대(연 1000만~2000만원→연 6000만~8000만원)를 통해, 클라우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③‘클라우드 생태계 활성화’는 민간 주도 클라우드 생태계로의 전환을 촉진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AI·클라우드 분야 투자 세액공제 확대를 검토하는 한편, 민간 중심의 혁신펀드와 SaaS전환지원센터를 조성하고, AI 시대 맞춤형 클라우드 인력 양성도 강화한다. 이밖에 AI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을 위한 정책들과, 클라우드보안인증(CSAP) 제도 개선,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 지원이 포함됐다.

산업계는 이번 4차 클라우드 기본계획 발표가 침체된 클라우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촉매제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한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 관계자는 “작년이나 올해에 클라우드 시장이 주춤한 측면이 있었는데, 기본계획을 통해 클라우드 도입 전면화라는 선언이 이뤄진 만큼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고 평했다.

문제는 실행력이다. 정부는 지난 ‘3차 클라우드 기본계획(2022~2024년)’에서도 공공부문의 민간 클라우드 활용에 방점을 찍고 정책을 추진했지만, 실제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공공의 민간 클라우드 이용률은 지난해 기준 11.6%에 그쳤다. 국내 전반의 클라우드 도입은 여전히 초기단계로, 국내 시장 규모는 글로벌 시장의 0.5% 수준에 불과해 상당히 저조하다. 4차 기본계획 역시 과연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불신이 클 수밖에 없다.

현재 소관부처별로 여러 정책들이 혼재돼 있다는 점은 이런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예컨대 공공기관평가에 클라우드 도입을 포함하는 문제는 행정안전부와 협의해야 하고, 망분리 완화 문제는 금융당국과 협조해야 한다. 공공·금융에서 클라우드 도입률이 낮았던 이유 중 하나는 보안규제 때문인데, 그런 점에서 최근 다층보안체계(MLS)라는 새로운 사이버보안체계 도입을 준비 중인 국가정보원과도 발을 맞춰야 한다. 과기정통부는 CSAP라는 별도의 클라우드보안인증 제도를 두고 있어 더욱 논의가 필요하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정책이라는 게 계획도 중요하지만 결국 실행 여부가 중요하다”며 “지금 CSAP 등급제 관련해 아직 상·중등급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안나왔고, 국정원은 갑자기 MLS를 한다고 한다. 공공기관 입장에선 내년에 우리 기관이 쓰고 있는 데이터가 무슨 등급인지도 못 정하고 있는 상황인데, 민간 클라우드 확산이 더더욱 늦어질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꼬집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8일 발표한 제4차 클라우드 기본계획 [Ⓒ 과기정통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8일 발표한 제4차 클라우드 기본계획 [Ⓒ 과기정통부]

지금껏 정부가 추진 중이던 정책들이 눈에 띄는 변화 없이 상당수 담겼다는 점에서 일부에선 ‘재탕’이란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정부는 이미 공공부문 클라우드 네이티브 100% 전환, 민간 클라우드 우선 이용 원칙, 엄격한 보안규제인 망분리의 단계적 완화 등의 정책들을 추진 중인 상태로, 이번 4차 클라우드 기본계획에 담긴 것도 이러한 정책 기조의 재확인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이번 4차 기본계획을 통해, 글로벌 빅테크 영향력이 큰 클라우드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기술 자립을 확보하면서도 동시에 전략적인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국내 클라우드 산업 및 생태계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지향점을 내세우고 있다. ‘기술 자립’과 ‘글로벌 협력’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겠다는 것인데, 결코 쉽지 않은 숙제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클라우드 빅테크들은 우리나라 민간 클라우드 시장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으로, 최근 망분리 완화로 인해 공공 시장 진입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로 인한 일대 변화가 예고되는 가운데 4차 기본계획이 실효적인 정책으로 실행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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