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통신*방송

[IT백과] 기간통신사업자 재정의할 ‘디지털 혁신 주파수’

정보기술(IT) 영역에 관한 모든 지식을 압축해 풀이합니다. IT산업에 꼭 필요한 용어들을 소개하고, 살펴보면 좋을 쟁점들도 정리합니다. IT가 처음인 입문자라면 혹은 동향을 알고 싶은 전문가라면, 디지털데일리의 ‘IT백과’를 참고하세요. <편집자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지난 1일 ‘대한민국 스펙트럼 플랜'(이하 ‘스펙트럼플랜’)을 통해 주파수를 통신3사 뿐 아니라 전 산업분야에 개방한다고 밝혔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주파수 할당 제도의 대대적인 개편이 예고된다. 정부가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 외 다른 기업들에도 이른바 ‘디지털 혁신’ 주파수를 할당하겠다고 밝히면서다. 기존 공급자(정부) 중심에서 수요자(기업) 중심의 제도로 개선해 미이용중인 주파수의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대한민국 스펙트럼 플랜'(이하 ‘스펙트럼플랜’)을 통해 주파수를 통신3사 뿐 아니라 전 산업분야에 개방한다고 밝혔다.

이른바 ‘디지털 혁신’ 주파수의 할당 대상은 이동통신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혁신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기업이다. 디지털 혁신 서비스라하면 ▲도심항공교통(UAM) ▲무인 자율운항 선박▲자율주행차 ▲위성통신 등을 말한다.

즉, 주파수를 개방하는 경우 사회 전반에서 이동통신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혁신 서비스가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

후보 주파수는 현재 미(未)이용 중인 주파수 중 160㎒폭과 현재 타(他)용도로 활용 중이나 신규확보 가능한 278㎒폭을 합한 총 438㎒폭이다.

황금주파수로 꼽히는 700·800㎒ 대역과 1.8㎒대역, 2.1㎓ 대역에서 각각 60㎒, 50㎒, 50㎒ 폭을 먼저 확보한 뒤 추후 700·800㎒ 대역과 2.1㎓ 대역, 4.0㎓ 에서 각각 1.8㎒, 60㎒, 200㎒를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다른 기업들이 주파수를 할당받을 기회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5G특화망(이음5G)가 대표적이다. 이음5G는 기존 통신사가 아닌 사업자가 특정 지역이나 건물·공장 등 제한된 공간에서 전용 주파수를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허가받은 5G 네트워크를 말한다.

그렇다면 주파수 개방은 이음5G와 어떻게 다를까. 가장 큰 차이점은 디지털 혁신 주파수를 할당받을 사업자들에 통신3사와 같이 ‘기간통신사업자’의 지위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앞선 제4이동통신(혹은 신규사업자)과 다른 부분은, 공급자보단 수요자 중심이라는 부분이다.

신규사업자 참여를 통한 경쟁 촉진이라는 취지는 같지만, 수요자가 할당을 희망하는 주파수 대역을 제시할 수 있고 주파수의 활용 범위도 소비자(B2C) 뿐 아니라 기업서비스(B2B)로 열어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전문가는 “기간통신사업자라는 지위가 주어지는 경우 그 기업이 가지는 위상이 달라지고, 이는 주가 부양 효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기간통신사업자라는 것은 결국 규제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자본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기간통신사업자라는 지위 부여는) 주파수 활용에 대한 정부의 최소한의 모니터링 장치가 될 것”이라고 봤다.

주파수 개방으로 기간통신사업자가 새롭게 정의될 가능성도 나온다. 현재 전기통신사업법상 기간통신사업자는 전기통신회선설비를 설치하거나, 이를 이용해 기간통신역무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총칭한다.

업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현재 글로벌 (이동통신시장에서) 이슈는 기간통신사업자의 재정의”라며 “구글 지메일(gmail)과 같은 사업자도 기간통신사업자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등 순수 설비 기반의 사업자가 아닌 사업자에 대한 범주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정부의 연이은 신규사업자 선정 실패를 이유로 ‘사업자 수요가 있겠냐’는 회의감 섞인 반응도 시장에 존재한다. 더욱이 신규사업자 유입을 위해 무리하게 지원책을 내놓는 경우, 기존 사업자와의 역차별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지적도 업계로부터 나온다.

일각에선 과연 현 이동통신시장에 경쟁이 필요하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또 경쟁이 필요하다면 이를 촉진시킬 주체가 신규 기간통신사업자가 되어야 하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전문가는 “기존 정부의 제4이통 선정 무산은 기간통신사업자가 (시장에서) 어떠한 역할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라며 “주파수 개방에 앞서 정보통신정책이 이를 통해 지향하는 바를 우선 결정할 필요가 있겠다”고 조언했다.

한편 정부는 구체적인 적정 주파수 공급 폭, 이용범위, 할당 대가는 할당 시점 기업 수요를 기반으로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남영준 과기정통부 주파수정책과장은 “기업이 수요를 제기하면 과기정통부가 수요자·이해관계자·전문가 의견을 청취하고 해당 사업 분야에서 특정 주파수를 주는 게 옳은 지 검토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검토가 완료되면 지금처럼 공고 계획을 발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주파수 운용계획과의 차이점은 개방성이라고 할 수 있다”라며 “공급자 위주의 폐쇄적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남아 있는 주파수를 많이 활용하겠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데일리 네이버 메인추가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