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브로드컴이 VM웨어를 인수한 후 판매·파트너사 정책을 급격하게 바꾸면서 전 세계적으로 사용기업들의 불만이 높아졌다. 구독형 전환과 번들 판매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사용기업들은 일방적인 VM웨어 가격인상에 대체재를 찾아 나섰다.
VM웨어 정책 변경으로 인한 혼란은 국내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되는 분위기다. 20일 공공데이터포털에 따르면 VM웨어코리아는 올해 1분기에만 총 28명 직원이 퇴사했다. 그 결과 167명이던 임직원 수는 141명으로 축소됐다. 1, 2월에만 각각 13명이 퇴사했는데 한 달에 두 자릿수 규모로 퇴사를 한 사례는 VM웨어 지난 5년간 기록 중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지난해 12월 브로드컴이 VM웨어를 인수한 직후 각종 우려가 나왔다. 브로드컴이 지난 2018년 CA테크놀로지스, 2019년 시만텍을 인수한 후 보여준 행보 때문이다. 당시 브로드컴은 기업 인수 후 수익성 개선을 명목으로 제품 가격을 수배 인상하는가 하면 한국지사를 철수시키기도 했다.
CA테크놀로지스는 인수 후 35여명 한국지사 인력 대부분이 해고됐다. 시만텍 역시 인수 1년이 채 되지 않아 30여명 중 2~3명만 남긴 채 해고됐다. VM웨어코리아는 작년까지 170명에 달하는 규모로 이전 인수기업들보다 규모가 컸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브로드컴이 VM웨어 한국지사를 철수시키진 않았지만 1년 후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VM웨어의 브로드컴 인수가 결정되고 올해 1분기 다수 직원들이 퇴사한 것 역시 그간 브로드컴 행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브로드컴은 VM웨어 가격변경 정책으로 인한 전 세계적 고객 반발과 규제당국 움직임을 의식하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VM웨어 라이선스 및 지원 조건 변경을 조사하기 위해 최근 브로드컴에 정보 요청서를 보냈다.
EU가 움직인 시기에 맞춰 호크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5일(현지시각) 공식 블로그를 통해 고객 지원을 개선, VM웨어 제품 및 지원 제공 방식을 명확히 하겠다고 전했다.
대표적으론 클라우드 공급자 가격책정 기준을 코어당 라이선스로 표준화하고, VM웨어 클라우드 파운데이션(VCF) 라이선스 이동성을 제공한다. 공급업체 간 이동 시 라이선스 불일치로 추추가 비용이 들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구독제로 전환하지 않아도 V스피어 버전 제로데이 보안 패치는 계속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탄 CEO는 “VCF에는 클라우드 전반에 걸쳐 일관된 인프라와 운영을 제공하는 모든 컴퓨팅· 스토리지·네트워킹·관리 및 지원 기능이 포함돼있으며, 이전 가격에 비해 정가가 절반”이라고 강조했다. 단 구체적인 가격은 언급되지 않았다.
브로드컴의 이러한 조치가 기존 VM웨어 고객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VM웨어 가격이 기존 대비 절반이라고 하지만 이는 같은 스펙을 구매했을 때 한정되고, 더 큰 문제는 가상화만 쓰고 싶은 기업이 그걸 못 사게 막았다는 점”이라며 “국가별 정책도 다양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어떤 정책을 택할지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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