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손해보험업계 2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는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이 배타적사용권(일정 기간 보험 특허권) 경쟁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보험사들의 신상품 개발이 줄어들면서 배타적사용권 신청도 쪼그라들고 있는 가운데 DB손보가 배타적사용권 왕좌에 앉은 현대해상을 매섭게 추격하는 모습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손보사 배타적사용권 신청 건수는 이날 기준 총 15개다. 현대해상, D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등 5곳의 손보사가 배타적사용권 신청에 나섰다.
배타적사용권은 일종의 보험 특허권이다.
생명·손해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가 상품의 독창성, 유용성, 진보성 등을 고려해 일정 기간(3개월~12개월)의 독점 판매권을 부여한다.
올해 배타적사용권 신청 건수와 획득 건수는 현대해상이 각각 6개, 3개로 가장 많았다.
현대해상은 ▲항암방사선약물치료후5대질병진단 ▲특정감염질환수술 ▲특정환경성 및 생활질환진단, 골절탈구도수정복술지원 등의 담보에 대해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머신 언더라이팅' 서비스에 대한 배타적사용권 여부는 현재 심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같은 기간 DB손보는 배타적사용권 신청건수 3개로 뒤를 이었다. 획득 건수는 ▲5개노선 출발 개인‧동반여행 국내여객선 결항비용 담보 1개에 그쳤다.
다만 ▲노인학대범죄피해위로금 ▲요양급여 실손보장, 요양비급여 실손보장 ▲요양서비스 전용 현물급부 보장 담보에 대한 배타적사용권 심의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 획득 건수에 대해선 현대해상을 역전할 가능성도 있다.
이 외 배타적사용권 신청건수는 한화손해보험 3개, 하나손보와 롯데손보 각각 1개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DB손보가 현대해상보다 앞섰다.
DB손보의 지난해 배타적사용권 신청 건수는 8개, 획득 건수는 5개였다. 이 기간 현대해상의 배타적사용권 신청건수와 획득건수 각각 5개, 3개에 불과했다.
현대해상과 DB손보는 전체 기간을 두고 배타적사용권 건수를 비교해봐도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2006년 7월1일부터 이날(2023년 8월4일)까지 손보사 16곳이 획득한 배타적사용권은 총 202개다.
이 중 현대해상이 31개로 획득 건수가 가장 많았으며, DB손보가 25개로 바짝 뒤쫒고 있다. DB손보가 최근 신청한 3개의 담보가 모두 배타적사용권으로 인정된다면 그 격차는 더욱 좁혀지게 될 전망이다.
보험사들은 최근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수익성과 건전성에 집중하면서 배타적사용권 신청에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해상과 DB손보는 배타적사용권에 비교적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매출 확대에 대한 의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배타적사용권은 독창적이고 유용한 상품에 부여하는 제도인 만큼 배타적사용권을 많이 받은 보험사일수록 신상품 개발에 더욱 매진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실제 현대해상과 DB손보는 손보업계 2위 자리를 두고 매출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주요 손보사 5곳의 지난 1분기 보험료 합산액은 삼성화재(7조2732억원), DB손보(4조6860억원), 현대해상(4조5835억원), KB손해보험(3조3145억원), 메리츠화재(3조1391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DB손보는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현대해상을 간소한 차이로 추월하면서 손보업계 2위로 등극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배타적사용권이 즉각적으로 실적 부분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하긴 어렵다"면서 "그래도 상품 개발에 대한 노력과 가치를 인정받고 해당 상품과 브랜드를 알릴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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