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 기자] 우리금융그룹(회장 임종룡)이 그룹사인 그동안 그룹내 IT아웃소싱 계열사인 우리에프아이에스(FIS)를 통해 운영해왔던 IT아웃소싱서비스 전략을 사실상 폐기하고, 계열사별 직접 운영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우리FIS에서 우리은행과 우리카드의 IT 개발 및 운영업무을 맡았던 인력들은 앞으로 우리은행과 우리카드 각각 소속이 전환되게 된다.
기존 우리은행, 우리카드에는 IT기획 기능을 위한 인력만 존재했다.
KISA 정보보호 공시 포털에 따르면, 현재 우리은행 IT인력(보안인력 포함)은 1000명 수준인데 이는 외주 인력까지 포함된 것으로, 우리은행의 규모를 고려했을 때 우리은행 소속으로 전환될 IT인력은 600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은행 보다 규모가 적은 우리카드 소속은 100~200명 선으로 추산되나 ‘디지털 전환’과 함께 플랫폼금융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어 현재로선 정확한 수치를 가늠할 수 없다.
이처럼 우리금융이 계열사별 IT 직접 수행 체제로 바뀌게 됨에 따라, 현재 예상되는 걸림돌은 급여 체계의 조정이다.
무엇보다 이것이 원만하게 이뤄져야 내년 1월부터 계열사별 직접 IT실행 체제가 가동될 수 있다.
우리금융그룹 계열사마다 급여체계가 상이하다. 따라서 소속 전환에 따른 급여 조정 과정에서 기존 은행, 카드사의 정규직과 어느정도 부합되는 수준에서 합의를 이끌어 내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소속전환에 따른 급여체계 조정은) 7월 중순부터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논의를 해봐야하는 사항”이라며 “노조의 의견도 고려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00년대 초반, 우리금융그룹이 모양을 갖추면서 IT아웃소싱 조직으로 우리FIS(구 '한빛은시스템')가 처음 출범할 당시에 기존 우리FIS 직원, 상업‧한일은행에서 합류한 IT 직원, 평화은행과의 합병으로 합류한 IT직원, 여기에 외부에서 영입된 직원 등이 혼재해 출신 성분별로 차별화된 임금 테이블이 각각 존재했다.
이로인해 상당기간 동안 조직 시너지가 나지 못하는 원인으로 지목돼왔고, 우리금융그룹의 IT혁신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지적으로 받아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시 IT인력들이 각 계열사로 소속전환되면서 그 때와 정반대의 상황이 전개되게 됐다.
기존 우리은행, 우리카드 정규직 직원과 우리FIS에서 소속 전환되는 직원들간의 임금 테이블을 조정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한편 고정현 우리은행 부행장의 우리FIS 대표 겸직 체제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우리은행 CIO(최고정보호담당임원)을 맡고있는 고정현 부행장이 우리FIS의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은행 CIO가 IT아웃소싱계열사의 대표를 겸직하는 것은 현재 국내 은행권에서는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다만 우리은행 관계자는 "겸직 체제가 해제될 것인지 여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시행 예정일이 내년 1월인 만큼 올해까지는 현재대로 겸직체제가 유지되고, 통상 12월에 단행되는 우리금융그룹 자회사 및 임원 인사에서 겸직체제 존속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FIS가 그룹의 IT아웃소싱 비중이 크게 줄어드는 만큼 우리은행CIO·우리 FIS 대표 겸직체제를 굳이 유지할 실익은 없어 보인다.
우리은행은 이날 “최근 경영환경이 디지털 중심으로 변화됨에 따라 시장의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속도감 있는 디지털 전환을 위해 주요 IT 개발 및 운영업무를 은행과 카드사가 직접 수행하는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디지털 서비스 개발 기간 단축, AI‧클라우드 등 신기술 전문가 영입 확대, 직접 개발 비중 확대 등 IT 역량 강화도 추진한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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