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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구호 네이버웹툰은 계속된다…성과와 향후 과제는?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모습 [사진=네이버웹툰]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모습 [사진=네이버웹툰]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가 업계 예상대로 큰 이변 없이 대표직을 이어가기로 결정됐다. 김준구 대표는 네이버웹툰이 지난 2015년 네이버 사내독립기업(CIC)으로 승격하고 2017년 분사하는 등 크고 작은 조직 변천사를 모두 함께 한 인물이다. 벌써 8년째 네이버웹툰 수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은 김준구 대표를 비롯해 사내이사인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 정책 대표와 김창욱 스노우 대표 등 임원진 임기 만료 (예정)일이었다.

네이버웹툰은 “임기만료 예정 임원 전원이 중임됐으며, 법적 기한이 남은 데 따라 임원현황 공시도 기한 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법 제383조 제2항에서 허용하는 최대 임기는 3년이다. 즉, 법적으로 오는 2026년까지 김준구 대표직이 확정된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경영 성과에 따라 주기적으로 최고경영자(CEO)를 바꾼다. 하지만 네이버웹툰을 진두지휘하는 김 대표는 웹툰 사업 부문에서 독보적인 1인자로 꼽히는 만큼, 그의 대표직 중임은 매번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여겨진다.

◆네이버에 입사한 만화광이 웹툰 수장이 되기까지

김 대표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만화책을 수집해 현재는 1만권 이상을 보유하는 등 소문난 ‘만화광’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4년 NHN(현 네이버) 개발자로 입사한 그는 네이버에 속한 작은 부서인 웹툰 서비스를 주도해 규모를 키웠다.

2000년대 중반 당시 네이버가 선보인 ‘네이버만화’ 서비스는 오프라인 만화책을 스캔해 디지털 파일로 제공하는 방식에 그쳤다. 하지만 그는 온라인에 최적화한 만화 콘텐츠를 고민하는 한편, 아마추어 작가 발굴에도 힘쓰면서 사세를 확장했고 입사 11년 만인 지난 2015년 네이버웹툰 대표 자리에 올랐다.

김 대표가 국내 웹툰 사업 전반에 미친 영향력도 상당하다. 그는 아마추어 작가 등용문으로 자리 잡은 ‘도전만화’ 시스템을 통해 창작자 생태계 활성화에 이바지했다. 기본적인 웹툰 연재 방식이 된 요일제 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도입한 것도 김 대표다.

지난 2013년에는 ▲콘텐츠 유료 판매 수익 ▲광고 수익 ▲지식재산권(IP) 비즈니스 수익을 중심으로 하는 창작자 수익 다각화 모델 ‘PPS(Page Profit Share)’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는 정식 연재 작가가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게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굿즈·단행본·영상화·게임 등으로 IP를 확장하는 구조를 구축한 것이다.

다음 해인 2014년은 국내 웹툰으로 해외 시장 문을 두드렸다. 그 결과, 네이버웹툰·네이버시리즈·라인웹툰·라인망가 등 네이버웹툰이 운영하는 플랫폼에서 연간 거래액 1억원 이상을 기록한 웹툰·웹소설 작품 수는 2013년 1편에서 2022년 904편으로 확대했다. 작년 한 해 10억원 이상 거래액을 기록한 작품은 136편, 거래액 100억원 이상을 달성한 작품도 5편에 달한다.

네이버웹툰이 구축한 글로벌 플랫폼으로 해외 독자와 접점이 확대하면서 인기 작품 누적 조회수도 늘었다. 누적 조회수 10억회를 돌파한 작품은 40편, 5억회를 돌파한 작품은 108편이다. 네이버웹툰 글로벌 플랫폼은 현재 8560만명 월간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웹툰 로고 [사진=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 로고 [사진=네이버웹툰]

◆흑자 전환과 IPO, 스토리테크 정체성 확장은 숙제

김 대표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가장 시급한 것은 흑자 전환을 동력 삼아 네이버웹툰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일이다. 네이버웹툰 사업은 올 1분기 21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3531억원을 기록한 매출은 전년 대비 115.5% 증가했고, 손실폭은 전년동기대비 79억원 줄었으나 여전히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네이버는 네이버웹툰이 폭발적인 매출 성장으로 꾸준한 외형 확대를 이루며 적자 규모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올 연말 흑자 전환을 비롯한 상장 달성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1분기 네이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웹툰이 현 수준으로 사용자 및 거래액이 성장하고 연말까지 흑자 전환이 달성된다면 내년에는 성공적인 상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도 오는 2025년까지 웹툰 사업 글로벌 영업이익률을 국내 수준인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국내 웹툰 비즈니스 모델인 ‘유료 이용자’ 모델을 해외 지역에 빠르게 적용하는 모습이다.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창작물이 화두인 가운데, 콘텐츠업계에서 촉발한 AI 기술 관련 저작권 침해 이슈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중요한 문제다. 네이버웹툰은 단순한 콘텐츠 유통 플랫폼이 아닌 글로벌 스토리테크 플랫폼을 지향해서다.

네이버웹툰은 일찌감치 창작자를 위한 AI 기술 개발에 힘을 쏟아왔다. 지난 2019년 컴퓨터 비전 분야 AI 스타트업 비닷두(V.DO)를 인수한 뒤 지난해 2월 기술 조직에서 AI 부문을 별도 분리해 웹툰AI 조직을 설립한 것이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하지만 최근 네이버웹툰 신작이 생성형 AI로 제작됐다는 의혹을 받으며 ‘별점 테러’ 등 독자들로부터 질타를 받는 일이 생겼다. 신인 웹툰 작가와 작품을 발굴하는 ‘지상최대공모전’ 역시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AI를 활용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밝히자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결국 네이버웹툰은 지난달 30일 시작한 2차 접수부터는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없도록 입장을 바꿨다.

김 대표도 앞서 AI 학습 모델 연구개발 계획과 관련해 “일반 사용자를 위한 범용적인 쓰임보다는 개별 작가가 자기 작품 창작 효율성과 완성도를 높이는 방향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여론 설득에 있어 적지 않은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개로 업계는 김 대표가 향후 네이버웹툰을 책임질 적임자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는 네이버 내외부 모두에서 글로벌 규모로 커진 웹툰 산업을 만들고 키운 혁신가이자 기업가로 평가받는 만큼, 김 대표가 이끄는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체계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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