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양극재 제조사 에코프로비엠이 고객사 다변화에 나선다. 삼성SDI와 SK온 의존도를 낮춰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구축하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대표적인 타깃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LG에너지솔루션과 양극재 공급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는 “고객 포트폴리오 다양화는 당연히 해야 한다. 국내 업체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완성차업체 등)과도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남아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에코프로비엠은 삼성SDI와 합작사(JV)를 만들고 SK온 전용공장을 마련하는 등 2곳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과거 에코프로 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에 양극재 중간재인 전구체 등을 납품한 적이 있으나 당시 일본 업체의 저가 공세로 양사 거래가 끊긴 바 있다.
그러던 중 지난 2021년 에코프로와 LG가 협력을 개시했다. 리사이클을 담당하는 에코프로씨엔지가 LG에너지솔루션의 한국 및 폴란드 공장에서 나오는 폐배터리 수만톤을 받기로 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기점으로 두 회사의 협업이 활발해질 것으로 관측했다.
실제로 에코프로비엠은 NCMX 양극재를 LG에너지솔루션 등에 제공하기 위해 연구개발(R&D)을 진행했다. 해당 제품은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에 특수 물질(X)을 포함한 소재다. 아직 계약할 단계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에코프로 그룹이 양극재 모든 밸류체인을 다루고 있는 만큼 또 다른 분야에서 LG에너지솔루션 또는 LG화학(양극재 생산)과 접점이 있을 전망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만드는 전구체 등이 대표적인 후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에코프로비엠은 완성차업체와 협상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전기차 제조사에서도 배터리 내재화를 추진 중인 만큼 여러 경로로 손을 잡을 수 있다. 최근 배터리 소재사가 자동차 기업과 직거래를 트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한편 에코프로비엠은 제품 라인업도 다각화할 방침이다. 니켈 함량이 높은 하이니켈 양극재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해왔다면 코발트 프리, 리튬인산철(LFP) 등 비교적 중하급 전기차나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에 쓰일 양극재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