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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금리차 역대급으로 벌어졌지만…오히려 원-달러 환율 하락, 증시 영향 적은 이유는?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기자] 22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0.25%포인트 추가로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하면서 결국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차이가 1.5%포인트 벌어졌다.

이같은 한-미간 기준금리 1.5%포인트 격차는 역대 최대치다. 미국의 금리 수준이 국내와 비교해 월등히 높아진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이런 상황에선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상승(달러 가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 금융시장으로의 쏠림 현상이 강해져 달러 수요가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 몇개월간 미국이 기준 금리를 인상하면 원화 뿐만 아니라 유로화, 엔화 등 주요 국가의 통화가치가 상대적으로 하락해 '킹달러' 현상이 유발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흐름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예상과는 반대의 현상이다.

23일 오후 1시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히려 전거래일 보다 26원 급락한 1279원(2.05%, 매매기준율)에 형성되고 있다.

같은 시각, 유로화, 일본엔화, 캐나다달러 등 주요 6개국 통화를 묶은 달러인덱스도 전일대비 0.22% 하락한 102.12를 기록하고 있다.

주요 국제 통화들도 미국 달러화에 대해 오히려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역설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앞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FOMC 정례회의 직후 가진 가지간담회에서의 엄포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더 이상 추가로 기준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훨씬 더 강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만약 미국이 더 이상 금리를 올릴 경우,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와 같은 추가적인 중소 은행들의 파산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시장이 판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미 연준이 통화긴축 보다는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위해 달러 유동성을 더 공급해야할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것도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실제로 재닛 엘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중소 은행들이 추가 파산하더라도 전액 예금자를 보호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결국 달러 유동성을 언제라도 무한정 늘릴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한 최근 발표된 2월 미 CPI(소비자물가지수) 등 미국의 경기 둔화 시그널도 잡히고 있기때문에 오히려 미 금리의 동결 또는 단계적 인하에 시장은 더 베팅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같은 심리적 요인에 의한 외환시장의 움직임은 언제든지 돌변할 수 있기때문에 시장의 변동성은 그만큼 더 커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편 미 달러화의 약세가 예상되면서 국내 증시도 전날 미국 증시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오전장에서는 제한적인 낙폭을 기록했으며 오후장들어 오히려 상승세로 전환한 모습이다.

외환시장에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외국인들의 환전 수요도 줄어들었기때문이란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의 하락으로 이날 오후 1시5분,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0.93 포인트 오른 (+0.04%) 2417.89를 기록중이다.

같은 시간 삼성전자는 외국인과 기관, 매수 우위에 힘입어 오후장들어 전일대비 0.65% 상승한 가격에 거래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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