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양원모 기자] 주 69시간제 시행에 대비해 출근 시간을 1시간 앞당기는 등 '예행연습'을 공지한 중소기업이 온라인에서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7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69시간 예행연습한다고 함'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경북의 한 제조 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글쓴이는 "(주 69시간제 도입) 속보가 나오자마자 현장 반장, 사장이 갑자기 일 많이 하면 병나니까 69시간+추가 잔업 예행연습을 공지했다"며 "예외는 없다고 한다"고 적었다.
이어 추가 글을 통해 "이번 주 저녁은 준비를 못 하니 퇴근하고 늦게 (밥을) 먹으라고 한다. 무슨 군대도 아니고 예행연습이냐"며 "최저임금 월급제 생산직 잘못된 거 알아도, 인문계고 졸업하고 자격증 없이 일한 지 10년 차 어디로 도망갈 수도 없다"고 한탄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이 기업은 예행연습을 이유로 출근 시간을 기존 8시에서 7시로 앞당기고, "갑자기 피곤해져서 일에 집중 안 하고 스마트폰만 볼 수 있다"며 스마트폰을 걷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선임 직원이 "뉴스 보니까 일할 만큼 몰아서 쉴 수 있게 해준다는데, 예행연습이면 이것도 해야 하지 않느냐"고 항의하자, 사장과 반장은 "사회가 애들 놀이터냐. 나라가 일할 수 있게 배려해줬으면 순응해야지, 놀 생각부터 하느냐"고 면박을 줬다고 한다.
글쓴이는 "우리 주변 공장에는 (나처럼) 고졸이 수두룩하다. 아무리 공부를 안 했다고 해도 우리는 국민도 아니냐"며 "심지어 옆 공장 사장은 맨날 (공장에) 놀러 와서 예전에 임금 신고당한 일을 무용담처럼 풀어놓는다. 그러면서 '요새 애들은 놀 생각만 한다'고 XX한다"고 푸념했다.
이 글은 200개가 넘는 개념(추천)을 받아 디시인사이드 실시간 베스트 갤러리에 올라갔다.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우리 회사도 예행 연습시키려고 간 보고 있다", "저런 기업은 빨리 노동부에 신고해 참교육해야 한다", "빨리 회사에서 나와라" 등 분노를 드러냈다.
일부 이용자들은 '조작'을 의심했다. 이들은 "카톡방 공지, 서면 공지사항 인증도 없는 주작(조작) 글"이라며 "시뮬레이션이라면 모를까, 실제로 (69시간 근무를) 진행하면 (법 개정이 안 돼) 불법인데 아무래도 소설 같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 6일 연장근로시간 단위를 기존 '주'에서 '주·월·분기(3개월)·반기(6개월)·연' 단위로 넓혀 한 주에 최대 69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는 내용 등이 담긴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다만 야당이 개편안에 반대하고 있어 실제 시행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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