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18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2023년 사업 추진방향 및 내용을 소개하는 통합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사업 대상인 ICT 기업 관계자를 초청해 인공지능(AI), 메타버스, 소프트웨어(SW), 글로벌 등 총 54개 세부사업에 대해 공유했다.
NIPA는 올해 AI, 메타버스, SW 등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진흥에 8182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AI에 2293억원, 메타버스 1467억원, SW·ICT융합 1468억원, 지역·글로벌 2603억원 등이 활용된다.
올해 사업 방향은 ▲튼튼한 디지털 생태계 조성 ▲디지털 경제 확장·심화에 대응 ▲지역·글로벌로 K-ICT 확대 ▲민간 전문기관간 협업·소통 강화 등으로 설정했다. 이에 따른 사업 청사진도 함께 제시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클라우드 분야다. NIPA는 올해 기업들의 SW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전환하는 것부터 제품 고도화, 수요-공급기업간 직접적인 매칭과 데이터 이관 지원 등 포괄적인 지원을 제공한다,
주목할 점은 SaaS 관련 사업이 주를 이룬다는 것이다. 허성욱 NIPA 원장은 “기존에는 인프라(IaaS)를 빌려주는 사업 중심으로 진행됐다면 올해부터는 SaaS 중심으로 가도록 지원체계를 개편했다”고 말했다.
특히 SW의 SaaS 전환 지원도 외국계 기업까지 범주를 넓힌다. 기존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CSP) 환경으로의 SaaS 전환 사업은 유지하되 외국계 CSP 환경의 SaaS 전환을 지원하는 사업도 추가된다.
허 원장은 “클라우드는 SaaS 중심으로 전개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SaaS 기업들이 많이 영세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이들을 지원해야 한다. 또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외국계 CSP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며 사업 추진 배경을 전했다. 다만 외국계 CSP의 경우 전액 지원이 아니라 해당 기업도 일부 투자하도록 차등화를 둔다.
AI 반도체 개발 및 이용 확산을 지원하는 K-클라우드 사업도 진행한다. 국내 AI 반도체 기업이 생산한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국내 데이터센터에 적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사업 골자다. AI 반도체 기업에게는 직접적인 레퍼런스를 얻고, 자체 AI 반도체 개발이 어려운 클라우드 기업에게는 AI 반도체를 선도적으로 도입하도록 정부가 두 산업간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다.
메타버스도 NIPA가 주목하는 분야 중 하나다. 특히 전통적인 메타버스 SW를 넘어 디바이스 관련 사업도 진행한다. 최근 열린 가전 박람회 ‘CES 2023’서 증강현실(AR) 글래스, AR 렌즈 탑재 안경으로 각각 혁신상을 받은 피앤씨솔루션과 레티널 등이 NIPA의 지원을 받았다.
AI 반도체와 메타버스 디바이스 사업의 경우 SW 분야에 특화된 NIPA의 기존 사업과는 다소 성질이 다르다. 이와 관련 허 원장은 “목표로 하는 것은 NIPA가 지원해서 우리 기업이 실제로 돈을 벌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물경제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허 원장은 ‘이어달리기’를 강조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성격이 유사한 기관, 나아가 다른 부처와의 협력을 대폭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연구개발(R&D) 지원에 집중하는 IITP를 통해 기업의 기술이 성숙되면 사업화를 지원하는 NIPA가 이를 이어받아 기업의 비즈니스를 돕는 형태를 취하겠다는 것이 허 원장이 그리는 청사진이다.
그는 “8182억원이라는 돈은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다. 세금으로 만들어진 이 돈이 보다 가치 있게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