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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게임위 이용자 간담회, 또 다시 ‘밀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소통 노력이 되려 불통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17일 오후 2시 서울역 인근서 진행될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의 이용자 간담회는 게이머 41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게임위는 41명에게 영상 촬영이나 녹음은 이용자의 신상 노출 우려 및 원활한 간담회 진행을 위해 지양해달라고 안내했다.

여기에 게임위는 언론의 취재도 제한했다. 물론, 이번 간담회는 기자가 아닌 불특정 게임 이용자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간담회다. 하지만 이번 간담회는 그 흔한 온라인 중계도 진행되지 않는다. ‘소통’이라는 키워드를 걸고 진행되는 행사인 만큼 현장에 가지 못한 이용자를 위해서라도 취재는 필요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9월 발표한 ‘2022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국민의 74.4%가 게임을 이용했다. 많은 이들이 게임위의 정책방향에 관심이 많지만 간담회 내용은 41명 이외에는 알길이 없는 셈이다.

결국 게임위의 이번 간담회는 또 다른 ‘밀실’ 간담회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키우기 충분하다. 이미 게임위는 등급분류 등에 대한 심의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아 ‘밀실심사’ 논란을 키운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취재제한에 온라인 중계 하나 없이 오프라인 이용자 간담회를 강행한다는 건, 그간 불투명성과 불공정성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돼왔던 게임위가 스스로 불통의 낙인을 찍는 것과 다르지 않다.

게임위가 간담회 자체를 이용자에게 알리는 데 소극적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용자 커뮤니티나 유튜브 등 온라인 홍보 채널을 십분 활용하지 않았다. 논란을 일으키거나 아쉬웠던 부분을 이용자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이해시키기 위해 진행되는 게임사 이용자 간담회도 온라인으로 8시간 이상 실시간 중계가 되는 세상이다.

일례로,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한국 서버 운영 미숙 논란이 일었을 당시 운영사인 카카오게임즈는 이용자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당시 현장은 유튜브 채널로 실시간 중계됐고, 수많은 게임 이용자가 이를 8시간 이상 지켜봤다.

최근 넥슨도 한국 ‘카트라이더’ 서비스 종료 및 ‘카트라이더:드리프트’ 프리리그 오픈을 설명하기 위해 온라인 생방송을 2시간가량 진행했다. 당초 카트라이더 종료 소식은 넥슨이나 개발진이 아닌 일부 보도를 통해 먼저 알려지게 되면서 이용자 반발을 샀다. 그러나 넥슨은 온라인 생방송을 통해 충분한 설명과 실시간 질의응답을 펼치며 이용자를 납득시켰다.

물론 쌍방향 소통을 펼친다고 해도 모든 게임 이용자를 만족시킬 순 없다. 하지만 불투명성과 불공정성이란 오명이 씌워져 있는 게임위는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다. 이들이 공정성을 외치고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라도 단 한 명의 이용자 이해와 신뢰가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밀실, 불통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라도 실시간으로 이용자 반응을 살피기 위해 주력해야 한다.

과연 게임위는 이번 간담회 진행 이후에도 게임 이용자와 소통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까. 게임위가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겠다고 한 다음의 이용자 간담회여서 이목이 더욱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럴 때일수록 더 열려있는 자세로 소통에 임해야 할 것이다. 이용자와의 소통을 후회 없이 적극적으로 시도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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