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양원모 기자]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을 요구하며 2년 가까이 지하철 투쟁을 이어오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가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채용 공고를 올렸다가 예상치 못한 '악플 테러'를 시달리면서 또 다른 논란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비록 전장연의 투쟁 방식에 대해 아쉬움이 있고 그에 따른 사회적 갈등도 만만치 않다 하더라도 온라인 공간에서 무차별 악플 테러가 용인될 수는 없기때문이다.
앞서 전장연은 지난 11일 페이스북 페이지에 서울, 경기 지역 상근 활동가를 모집하는 글을 올렸다. 전장연은 복리후생으로 ▲4대 보험 ▲상여금 ▲유급 안식 휴가 ▲최대 25개의 연차 ▲교육비 지원 등을 꼽으며 "전장연과 함께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을 함께 만들자"고 채용 지원을 독려했다.
최근 전장연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것을 반영하듯, 평범한 공고 밑에는 80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렸다. "연대하고, 응원한다", "늘 언제나 응원한다" 등 지지 댓글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악성 댓글이었다.
한 페북 이용자는 '전장연 해체 시키는 법'이라는 제목으로 "지하철 5분 지연 시 500만원 과태료를 물려야 한다"며 "시위 때마다 전장연이랑 5분 이상 말다툼으로 시간 끌어버리면 과태료 물다가 공중 분해될 것"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이 밖에도 "연봉은 얼마냐, 18원만 주냐", "관심은 있는데, 무단 점거나 경찰 폭행 같은 일을 잘 못할 것 같아서 (지원할 수 없겠다)" 등 비아냥대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미 전장연은 지하철 투쟁을 시작한 이후 뉴스 댓글, SNS를 통해 악플 테러에 시달려왔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지난해 4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진행한 공개 토론에서 "저희들(전장연)한테 어마어마한 욕설이 온다. 어떤 사람들에 의해 어떤 메시지가 나갔을 때 저희들한테 다가오는 위협은 어마어마하다"며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서울교통공사가 2021년 말 전장연을 상대로 낸 손해 배상 소송과 관련, 앞서 1차 조정안에 담겼던 '열차 5분 지연 시 500만원 지급' 내용을 뺀 2차 조정안을 12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전장연은 논평을 내고 "오세훈 서울시장의 관치가 법치를 흔들어버린 결과"라며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전장연과는 별개의 사안이지만,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1일 온라인상에서 국가·인종·성별·연령·직업 등을 이유로 차별하거나 편견 또는 혐오감 조장을 막기위한 정보통신망법(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에선 기존보다 '혐오·차별정보'를 보다 구체화했다. 즉 "공공연하게 사실을 적시하지 않고 국가·인종·성별·연령·직업 등을 이유로 차별하거나 편견 또는 혐오감을 유발하는 부호·문언·음향·화상 또는 영상을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도달하도록 하는 내용의 정보"로 규정했다.
아울러 이같은 '혐오·차별정보'를 유통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처벌 조항도 포함시켰다.
온라인상에서 정치적 진영, 이념으로 격하게 나뉘고 쪼개지면서 매 사안마다 갈등이 첨예하고 대립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온라인상의 예리한 흉기를 걷어내기위한 조치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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