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방송업계에는 새해 벽두부터 한숨이 가득하다. 지난해부터 엔데믹이 본격화되며 비대면 효과가 끝난데다, 글로벌 경제위기까지 들이닥치며 방송사업에 부담감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사실 돌이켜보면 방송사업에는 늘 ‘위기’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20년 역사를 자랑하는 케이블TV(SO)와 위성방송은 물론, 신규사업자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도 예외는 없다. 이들을 둘러싼 시장 전망은 늘 부정적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수익구조다. 콘텐츠 제작비와 단가가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돌아오는 수익은 적다. 그럼에도 경쟁력을 놓치지 않으려면 제작이든 수급이든 더 좋은 콘텐츠를 가져오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감당해야 하는, 사실상 말도 안 되는 구조다.
현 방송업계의 수익구조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주 수익원은 수신료(시청자가 방송서비스를 이용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1년 방송산업 실태조사’에서 유료방송 가입자는 3577만 단자로 집계, 수신료를 1만원으로 계산한다 해도 유료방송시장 전체가 한달동안 벌어들이는 수익은 3577억원에 불과하다. 빈지뷰잉(Binge viewing·주말이나 휴가를 이용해 TV프로그램 전편을 몰아 시청하는 방식)하고 서비스를 바로 해지하는 이용자가 많은 OTT는 더욱 힘든 실정이다.
이 가운데 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과 ‘오징어게임’의 제작비가 각각 300억원, 200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내수시장의 규모가 작은 국내 방송업계가 제작비를 감당해내기 어려운 상황임을 짐작해볼 수 있다.
물론, 수익원이 마땅치 않다는 것은 비단 국내 시장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다. 영국 공영방송 BBC의 사례를 보자. BBC의 2021년 TV 수신료 수익은 37.5억 파운드(5조6776억원)로, BBC 전체 재정의 74%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영국 정부가 최근 BBC 수신료를 동결하고, 향후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BBC 역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외 방송업계가 모두 비슷한 과제를 안고 있는 가운데, 신규사업자인 OTT가 위기 속 선택한 새로운 수익모델이 결국 광고라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방송업계의 주 수익원 중 하나인 광고는 이용자의 반감 또한 높은 가운데, OTT는 사실상 이런 반감을 이용해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결국 광고 없는 서비스는 혁신이 아닌, 현실을 외면한 사업모델이었을 뿐 결국 생존을 위한 선택지는 광고라는 점은 쓴웃음을 짓게 한다.
국내 방송업계도 수익원 확보를 위해 고심 중이다. 업계가 함께 연합체를 꾸려 콘텐츠를 공동 제작하거나 타업종의 기업과 협력해 결합상품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 중이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향후 방송시장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새로운 수익원 마련과 수익구조에 대한 재설계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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