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방송업계에서 현행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제도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4일 지상파 방송사로 구성된 한국방송협회는 ‘국내 영상콘텐츠 산업의 진흥을 위한 세액공제 제도 개선을 강력히 요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글로벌에서 사랑받는 영상콘텐츠를 지속 생산하며 한류 확산의 핵심 역할을 담당해왔음에도 불구,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의 경쟁력 유지 제고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은 해외 주요 국가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는 정부가 세입의 포기를 통해 콘텐츠 제작을 지원해 주는 것을 의미한다. 협회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콘텐츠 제작비의 25~35%를 사업자에게 환급해주는 파격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디즈니는 ‘완다비전’ 총 제작비의 25% 규모에 해당하는 666억원의 세액을공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오징어게임’ 총 제작비(200억) 보다도 3배 넘는 규모다.
미국 외에도 프랑스는 최대 30%, 캐나다는 인건비 32~70% 환급 및 제작비용의 20~30%를 지원하고 있다.
반면 국내 세액공제율은 미국 등 해외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크게 떨어진다. 현행법상 세액공제율은 ▲대기업 3% ▲중견기업 7% ▲중소기업 10% 수준이다. 이에 업계는 자본력을 앞세운 글로벌 제작사에 맞서 콘텐츠에 과감하게 투자하려면 세액공제율이 먼저 확대돼야 하다고 요청해왔다.
협회는 “자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등에 업은 해외 콘텐츠 사업자들은 국내 시장에 진출해 제작비를 쏟아부으며 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다”라며 “자본력에서 큰 열위를 보일 뿐 아니라 정부로부터 실효성 있는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는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은 빠르게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협회는 ▲해외 주요국 수준으로의 세액공제율 상향 조정(대기업 10%, 중견기업 15%, 중소기업 20%) ▲세액공제 대상에 콘텐츠 제작을 위한 투자비 포함 ▲세액공제율 일원화를 요청했다.
특히 세액공제 대상을 콘텐츠 제작비로 한정하는 경우, 방송사가 프로그램 제작비에 적극 투자하고, 그 혜택이 일반 시청자들에게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될 수 없음을 강조했다. 현행법상 콘텐츠를 직접 제작한 외주사만 세액공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가운데 순수외주비율 규제를 적용받아 외주사를 통해 제작하는 경우가 많은 지상파의 경우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콘텐츠를 직접 기획하고 막대한 제작비까지 투자했음에도 불구, 공제 혜택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세액공제율 일원화도 요구했다. 현행 세액공제 제도는 기업의 매출액 규모에 따라 차등적인 세액공제율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영상콘텐츠 제작에 투입되는 비용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거대 자본에 맞서려면 킬러 콘텐츠를 제작 투자할 역량을 보유한 대기업에 대한 차별이 정상화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끝으로 협회는 “현 정부의 국정과제 이행계획 중 하나인 ‘K-컬처의 초격차 산업화 달성을 ’ 위한 핵심은 영상콘텐츠”라며 “영상콘텐츠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한류 확산의 첨병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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