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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K-OTT? 현실은 돈,돈,돈… “2023년 목표는 생존”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2023년 OTT업계의 키워드는 생존입니다.” K-콘텐츠의 약진에도 불구, 이를 등에 업은 토종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계가 바라보는 내년 상황은 녹록치 않다. 글로벌 사업자의 공세 속 토종 OTT가 버티고 있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업계에선 생존을 위해선 직접적인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12일 서울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는 ‘국내 OTT 산업의 현재와 지속성장 과제’를 주제로 한 세미나가 진행됐다. 세미나는 국내 OTT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책과제를 모색하고자 마련된 가운데 산·학·연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가 모두 참석해 실효성 있는 대책이 논의됐다.

특히 이날 학계에선 신사업자로 분류되는 OTT에 대해 정책이 진흥 기조를 유지해야 하는 한편, OTT가 미디어시장에서 가져갸야 할 역할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정책과제 설정에서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 플랫폼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FAST는 광고를 보면 무료로 볼 수 있는 ‘광고형 VOD(AVOD)’를 스트리밍하는 서비스다. 국내에선 FAST에 대한 인지도가 낮지만, 유료방송 요금이 비싼 해외 시장에선 새로운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주목받아왔다. 국내와 비교해 미국 등 해외 주요 국가의 유료방송 요금은 대략 8배 가까이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광고를 보는 대신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 가능한 FAST 채널에 대한 수요가 글로벌 시장에선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지화 작업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지원을 정부에 요청했다. 몇 년 새 콘텐츠 제작비가 급증한 가운데 내수 시장에선 그 비용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임석봉 JTBC 미디어정책담당은 “10년 전 드라마를 제작하는데 편당 2억원이 들었다면 지금은 편당 10억원을 줘도 제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편당 제작비가 가장 비쌌던 작품은 수리남으로, 25억원이었다. 제작비가 오른 만큼 작품의 퀄리티가 좋아지고 해외에서 인정받기 시작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제작비를 지속적으로 국내 방송시장이 감당할 수 있을까 우려스럽다”라며 해외 진출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창남 티빙 국장은 “2022년 성장을 내세운 해였다면, 2023년 키워드는 아쉽지만 생존이다. 올 한 해 성장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비용적인 문제들이 있었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도 뿐 아니라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자막을 제작하는 비용도 적지 않다. 1시간 기준 한편, 자막 제작에 70만원”이라며 생존을 위한 직접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희주 콘텐츠 웨이브 실장은 “올해는 고군분투한 한해였다. 그럼에도 불구 K-OTT를 둘러싼 환경 만만치 않다. 정부와 국회 모두 K-OTT를 도와주려함에도 불구 여전히 어려운 이유는 K-OTT와 글로벌 OTT는 구분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 둘을 구분해서 인식하고 명령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율 확대도 또 한번 언급됐다. 업계에 따르면 콘텐츠 제작비에 대한 국내 세액공제율은 미국 등 해외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크게 떨어진다. 현행법상 세액공제율은 ▲대기업 3% ▲중견기업 7% ▲중소기업 10% 수준이다. 이에 반해 미국의 경우 콘텐츠 제작비의 25~35%를 사업자에게 환급해주는 파격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디즈니는 ‘완다비전’ 총 제작비의 25% 규모에 해당하는 666억원의 세액을공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오징어게임’ 총 제작비(200억) 보다도 3배 넘는 규모다.

정부는 이런 국내 OTT의 상황을 잘 알고 있다고 공감을 표하며, 업계에 진흥책 마련을 약속했다. 이동정 과기정통부 방송진흥기획과장은 “업계가 요구하는 세액공제율 상향이나 적용 범위 확대 등은 금년 추진하기엔 어려울 것 같다”라면서도 “그럼에도 기획재정부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재원 문체부 방송영상광고과장은 “OTT와 제작사의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제작지원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며 “올해 14억4000만원에서 내년에는 최대 30억원까지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헌 방통위 방송정책기획과장은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을 통해 방송과 함께 OTT 미디어가 같이 상생하고 경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빠른시일 내에 통합법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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