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수수료 제외한 음악 저작권료 지급, 2년간 한시 적용 -문체부 “징수규정 개정 절차 마무리되는 연말까지 음저협 설득할 것” -음저협 “무조건적 반대 입장 아냐, 권리자 이익 보호 위해 대화 적극 응할 것”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구글의 새 결제정책인 인앱결제 강제와 수수료 인상 등이 시작된 지 네 달째에 접어든 가운데, 음원스트리밍 사업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저작권료 지급안이 확정됐다.
24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 따르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을 제외한 음악스트리밍 사업자와 음악저작물 권리자단체는 문체부가 제시한 음원스트리밍 저작권료 산식 중재안에 최종 합의했다.
해당 안의 세부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앞서 진행된 음악산업발전위원회 전송분과 회의에서 나온 제 1, 2차 중재안을 토대로 한다는 것이 문체부 측 설명이다. 즉, 지난 6월부터 적용된 인앱결제 수수료를 제외하고 음원스트리밍 저작권료를 정산하되, 2년간(2022년6월~2024년5월) 한시 적용을 하는 것이 최종안 골자다.
콘텐츠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보통 저작권료 정산은 n+5개월이 걸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례로, 구글 인앱결제 강제 정책이 시작된 6월건은 11월부터 정산하는 식이다. 만약 징수규정 개정이 완료된다면, 지금껏 인앱결제 수수료를 포함해 결제된 부분은 소급해서 정산 비율을 재조정하는 작업을 거친다.
문체부 관계자는 “일단 합의에 응한 각 사와 권리자 단체를 중심으로 징수규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개정된 내용을 현실화하려면 일정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계속 음저협을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체부는 징수규정 개정이 이뤄지는 연말까지 음저협과 협의를 완료하지 못한다면, 참여를 강제하도록 규정 내용을 바꾸는 식의 적극적인 정책 수단을 발동할 계획이다. 징수규정 개정안이 발효된 후에는 음저협이 나머지 단체와 동일한 방식으로 새로운 저작권료 정산 방법을 적용받도록 강제한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해 음저협은 권리자 단체 이익을 대변하려는 의도일 뿐, 합의안 자체에 무조건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려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시장 안정과 소비자 보호를 위한 논의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닌 만큼, 협회 생각이 담긴 합의안을 도출하기 위해 향후 문체부와 대화를 지속할 의사가 있다는 의미다.
현재 음저협이 최종 중재안에 반대하는 이유는 바뀐 징수규정이 적용될 경우, 작곡가·작사가 등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사업자 전체 매출액 가운데 65%를 저작권료로 지불하는 기존 산식을 유지하면 인앱결제 수수료 인상 영향으로 사업자 매출이 증가해 권리자가 받는 저작권료도 증가한다. 반대로 이번 중재안에 따라 매출액에서 수수료가 빠지면 결국 창작자에게 지급될 저작권료 비율도 줄어든다.
무엇보다도 음저협은 이번 중재안 논의의 시발점인 ‘국내 음원서비스 역차별’ 문제가 음원 사업자에게 해당하는 사안일 뿐, 협회 측과는 전혀 관련이 없으므로 중재안을 적용받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음저협 관계자는 “이미 인앱결제 관련 정책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가정적 수치만이 오갔을 뿐 실제 인앱결제 정책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는지를 포함, 아무런 데이터도 공유되지 않고 있다”며 “권리자 피해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는 규정 개정에 원안 그대로 동의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음저협은 중재안 전원 합의가 불발될 경우, 문체부가 음저협 징수규정을 강제 개정할 가능성을 예고한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음저협 관계자는 “현재 협회는 국내 업체 경우, 인앱결제 수수료도 정산 대상이라는 점을 전제로 해외 업체와 계약조건을 협의해 역차별 가능성을 배제하고 사업자 간 균형을 맞춰 왔다”면서 문체부 직권 개정으로 인앱결제 수수료가 공제된다면 오히려 권리자에 대한 차별이 새로 생겨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