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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D] 샤넬·에르메스, 오픈런 없이 ‘명품 라방’에서 산다

국내외 커머스 분야에선 새로운 흐름에 맞춰 변화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흥미로운 현상도 생기고 논란이 발생하기도 하죠. 디지털데일리는 이곳에서 일어나는 재밌는 이야기들을 찾아 전달하고자 합니다. ‘트렌디’한 소비자가 되는 길, 시작해볼까요?<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지난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대중화된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명품 구매와 라이브커머스 방송(라방)인데요. 최근 이 두 가지가 결합한 ‘명품 라방’이 눈에 띄게 급증했습니다. 핵심 소비층으로 자리잡은 20~30대 소비자 공략을 위해서입니다.

라이브 커머스 성패는 판매하는 물건이 무엇인지에 달려있습니다. 유명한 인플루언서가 쇼호스트로 나서고 방송을 예능 형식으로 재밌게 구성한다 해도, 결국 평소 관심 있거나 구매하고 싶었던 상품이 등장했을 때 많은 시청자가 모이고 구매전환까지 이어집니다. 이런 관점에서 가장 좋은 상품은 명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롯데멤버스 리서치 플랫폼 라임이 발간한 리포트에 따르면, 2020~2021년 명품 판매량은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8~2019년보다 2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20대 명품 구매 건수가 70.1%로 가장 많이 늘었습니다. 다음 50대(62.8%), 30대(54.8%), 60대 이상(41.3%), 40대(19.2%) 순이었죠.

이커머스 업체들은 이에 ‘명품 라방’을 앞다퉈 시행하고 있습니다. 롯데온은 뷰티·명품 등 중심으로 플랫폼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최근 명품 전문관 ‘온앤더럭셔리’를 만들고 관련 라이브 방송을 매월 두 차례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명품 전문 쇼호스트가 브랜드별 특징과 상품의 상세 디자인, 소재 등을 소개하고 실시간 채팅으로 고객 궁금증에 답하는 방식이죠.

명품 플랫폼 업체들도 전문성을 내세운 라방을 시작했습니다. 머스트잇은 홈쇼핑 CJ온스타일과 손잡았는데요. CJ온스타일 모바일 라방에서도 월 1회 명품을 판매합니다. 반대로 트렌비는 쇼핑몰 내 자체적으로 진행합니다. 월 1회 ‘트렌비 라이브’를 진행하기로 했죠. 1시간 방송에 약 5만명 시청자가 몰려든 걸 보면 명품 수요는 여전히 뜨거운 것으로 보입니다.

명품 시장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건 중고 상품들입니다. 명품 시장이 커지면서 리셀 영역 역시 함께 커지는 이유죠. 이에 11번가는 중고명품 전문 플랫폼 '구구스'와 손잡고 명품을 라이브방송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백화점에 가서도 구하기 힘든 2100만원 상당 에르메스 캘리백, 1700만원대 롤렉스 시계 등이 대표 상품입니다.

라이브방송을 통해 명품을 판매하는 방송이 늘어난 건, 그간 온라인쇼핑 단점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명품을 살 수 있다는 편리함은 늘었지만 상당히 제한된 사진으로만 확인해야 했습니다. 수백~수천만원으로 거래해야하는 상품인데 박음질은 잘 돼있는지, 상품 재질은 어떤지 등 가까이서 확인하는 게 어려웠던 겁니다.

라이브방송은 이런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쇼호스트가 실시간으로 명품 상품을 상세히 보여주고 설명해주니까요. 시청자들도 즉시 궁금한 점을 묻고 답을 들을 수 있습니다. 백화점으로 ‘오픈런’을 하지 않아도 온라인을 통해 면면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됐습니다.

또 명품과 관련해선 ‘가품’ 논란이 이어지며 신뢰도가 떨어지는 사례도 있었는데요. 이런 틈새시장을 공략해 라방으로 소비자들이 믿고 살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을 부각하기도 합니다. 객단가가 높은 명품은 온라인쇼핑몰 매출 상승에도 큰 도움이 되는데요. 한동안 업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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