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이 기업의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공개됐다. 정보보호산업법 개정으로 국내 631개 주요 기업의 정보보호 등 ICT 투자지표가 공개됐다. 매출액 3000억원 이상, 일평균 이용자수 일정 수준 이상인 기업들이 해당 됐다. <디지털데일리>는 이번에 발표된 자료를 바탕으로 주요 산업군별 IT투자 현황 및 수준 등을 점검해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정보보호 투자에 지난해 적극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포괄적인 의미로 동종업계라 할 수 있는 금융시장과 비교하면 정보보호 투자 비중이 아직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정보보호 공시 포털에 따르면 두나무 지난해 정보기술부문 투자액은 약 1249억원, 정보보호부문에는 57억원 가량을 지출했다. 정보기술부문 투자액 대비 보호 투자 비중은 4.53%다.
단순하게 정보기술부문 투자액 대비 보호 투자액 비율로만 따지면 수치상 타 산업군에 뒤지지 않는다. 다만 가상자산 사업자 중 두나무를 제외하고는 공시 의무가 없어 동일선상에서 비교는 어렵지만, 넓은 의미에서 동종업계인 금융시장을 기준으로 보면 두나무 정보보호 투자 비중은 아직 낮은 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9월 발표한 금융정보화현황(2020)에 따르면 2020년 중 금융회사 IT예산은 총 6조9761억원이다. 정보보호 예산은 6803억원으로 전체 IT예산의 9.8%를 차지했다.
특히 가상자산거래소와 표면적으로 비교가 가능한 금융투자업자의 IT예산은 1조1976억원, 정보보호 예산은 1253억원으로 IT투자 대비 정보보호 비중이 10.5%를 차지했다.
반면 두나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3조7046억원 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매출 대비 정보보호 비중은 0.15%에 불과하다. 정보기술부문 투자액 대비 보호 투자 비중 역시 일반 금융투자회사 절반 수준인 4.53%다.
두나무는 올해부터 일정 요건을 갖춘 기업은 정보보호 현황을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함에 따라 공개대상에 포함됐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중 유일하다.
이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일일평균 이용자 수 100만명 이상인 곳이 의무적으로 공시를 해야한다는 조건이 반영된 결과다. 나머지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거래소는 일평균 이용자 수 100만명을 만족하지 못해 공시 의무 대상에서 제외됐다.
두나무를 제외한 다른 가상자산거래소 측은 동 기간 86만명 가량의 일 방문자수를 기록한 빗썸을 제외하고는 구체적 수치는 대외비여서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는 공시의무가 없음에도 자율공시로 정보를 공개하고 나섰다. 스트리미는 38억원 가량의 정보기술 부문 투자액 대비 정보보호부문에 5억원 가량을 쓰면서 12.5%를 기록했다.
가상자산거래소에 있어 고객 신뢰는 중요한 문제다. 특히 가상자산거래소를 대상으로 한 해킹 등 사이버공격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안사고 발생은 가상자산거래소 신뢰에 마이너스 요소가 분명하다.
때문에 가상자산거래소의 정보보호 투자는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메타버스 등 새로운 디지털 채널에 대한 대응을 위해서라도 자체적인 IT투자 역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가상자산거래소의 IT투자는 중견 증권사들의 투자 규모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
한편 공시 마감 기한인 지난달 30일까지 총 631개 기업이 정보보호 공시를 했다.
정부는 정보보호 투자 활성화 및 이용자 보호를 목표로 지난해 12월 정보보호산업법을 개정해 일정 요건을 갖춘 기업은 연 1회(6월 말) 의무적으로 정보보호 현황을 공시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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