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뉴노멀 시대에 대응하며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신사업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이 중요해지면서 주요 성장기업이 속속 기업공개(IPO) 절차에 뛰어들고 있다. 기업가치를 높이면서(高) 적기에 IPO를 진행(GO)하는 게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다. 디지털데일리는 잠재적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의 IPO 준비 과정을 집중 살펴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던 SK쉴더스에 이어 상장 강행을 예고한 원스토어까지 결국 상장을 포기했다. 올해로 벌써 6번째 상장 철회다. 이로 인해 IPO 냉각기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원스토어는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상장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11일 밝혔다.
원스토어는 상장을 철회한 이유로 글로벌 거시경제 불확실성 심화를 이유로 들었다. 원스토어는 공모가를 낮추는 방향으로 조정하더라도 상장을 강행하려 했으나, 수요예측이 기대를 밑돌자 고심 끝에 철회로 가닥을 잡았다.
SK쉴더스 또한 상장하지 않기로 했다. SK쉴더스는 지난 6일 회사 기업가치를 적절히 평가받지 못한 점을 이유로 들며,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원스토어와 마찬가지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서 다시 상장에 도전하겠다는 설명이다.
SK쉴더스와 원스토어는 증시 악화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속에서 공모가 고평가 논란 등을 겪었다. SK쉴더스 공모가 희망범위는 주당 3만1000원~3만8800원, 원스토어는 3만4300원~4만1700원이었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들이 상당수 2만원대 투자 의사를 보이면서 결국 수요예측은 참패로 막을 내렸다. 이로 인해 차라리 상장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올해 SK스퀘어 IPO 전략도 전면 수정에 들어가야 한다. SK스퀘어는 SK쉴더스와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 주요 자회사 상장을 계획하고 있었다.
IPO 시기가 미뤄진 만큼,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반도체와 블록체인 등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스퀘어 주가는 SK쉴더스 상장 철회 결정 후 연일 내리막을 걷고 있어,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전략을 꾀해야 한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은 첫 정기주주총회에서 “올 한해 글로벌 거시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M&A 시장에서는 좋은 기업을 좋은 가격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길 것”이라며 “성장 잠재력이 높은 반도체와 블록체인 등에 투자해 SK스퀘어 기업가치 증대의 원년을 만들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상황이 이러하니, IPO를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도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게 됐다. 컬리, 오아시스마켓, SSG닷컴, 쏘카, 카카오모빌리티, CJ올리브영,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이 줄줄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투자심리가 꺼져간다는 점이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증시가 하락세에 접어들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도 장기화 국면을 맞았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에도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미국발 긴축 공포는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는 빨라지고 중국 봉쇄조치로 물가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결국 코스피는 7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고 26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러다보니 올해 들어 현대엔지니어링, 보로노이, 대명에너지, SK쉴더스, 태림페이퍼와 원스토어까지 총 6곳이 상장하지 않기로 노선을 바꿨다. IPO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환경 아래, 각사 계산은 더 복잡해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