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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쉴더스 상장 철회로 보안업계 충격··· 높은 공모가 탓?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SK쉴더스가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비교적 높게 설정한 공모가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6일 SK쉴더스는 기업공개(IPO)를 13일 앞두고 돌연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국내 보안업계 대장주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기업의 상장 철회로 업계도 충격을 받았다.

SK쉴더스는 상장 철회의 배경으로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설명인데,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진행한 수요예측에서의 관심이 기대치를 밑돈 영향으로 풀이된다.

희망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은 것이 흥행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SK쉴더스는 3만1000원~3만8800원으로 희망 공모가를 설정했는데, 이 기준 시가총액은 2조8005억~3조5052억원이 된다.

보안업계에 따르면 SK쉴더스는 수요예측 과정에서 공모가를 기존 희망 범위 하단보다 낮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경쟁률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3~4일 진행된 수요예측에서는 2만5000~2만8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수백대 일가량의 경쟁률이 나왔으나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예상치보다 적었고, 상장 철회라는 결정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기업에 대한 소개가 부족했다는 목소리도 있다. SK쉴더스는 물리보안 기업인 ADT캡스와 사이버보안 기업인 SK인포섹이 합병한 통합 법인이다. 2021년 기준 전체 사업 중 물리보안이 차지하는 비중은 59.2%가량으로, 물리보안 사업 의존도가 높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SK쉴더스를 물리보안 기업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SK쉴더스를 물리보안 기업으로 평가한다면 시가총액 2조8005억~3조5052억원이라는 희망 공모가는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하단일 경우에도 1위 물리보안 기업인 에스원보다 높기 때문이다.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SK쉴더스도 이를 의식하고 ‘탈(脫) 물리보안’을 강조했으나, 다소 복잡한 기업 성격을 대중에 전달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와 별개로 시장 상황이 SK쉴더스에 우호적이지 않은 것 역시 사실이다. 미국 연준은 지난 4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22년 만에 0.5%포인트(p) 인상했다. 5일(현지시각) 뉴욕 증시가 급락했는데, 해외 기관 투자자들은 몸을 사리는 중이다.

SK쉴더스 측은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에게 주식을 배정하지 않았고,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 실시 전이므로 투자자 보호상 문제는 없다”며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상장 추진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SK쉴더스의 상장이 철회됨에 따라 상장을 추진 중이던 보안기업들에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복수의 기업이 올 하반기나 내년 초를 목표로 절차를 진행 중인데, 사이버보안 대장주가 될 것으로 전망됐던 SK쉴더스가 상장을 철회함에 따라 이들 기업에도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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