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올 상반기 기업공개(IPO)에 나설 계획이었던 SK쉴더스가 상장을 전격 철회했다. 업계에선 후폭풍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특히 올해 상장을 준비 중인 IT업체는 SK쉴더스 상장 철회로 인해 IPO를 추진하는데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SK쉴더스는 입장문을 통해 회사 기업가치를 적절히 평가받지 못했다며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기업 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 재검토한다는 계획이다.
IPO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조짐은 이전부터 있었다. 올해 IPO 대어로 꼽히던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 계획을 철회하면서 1분기 IPO 시장이 경색됐다. 올해 기업공개 IPO 청약에서 최대 증거금을 모은 LG에너지솔루션도 상장 이후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IT업계로 눈을 돌리면 시장 경색은 뚜렷하다. IT서비스업계 맏형 삼성SDS는 올 초 황성우 대표가 “취임 이후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향해왔다. 이는 시장에서 삼성SDS에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 같다. 지난해부터 늦었지만 아직 찬스가 있다고 보고 되돌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주가에 대한 부담과 책임을 얘기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안랩 정도가 정치 테마주로 엮이며 상승과 보합을 반복한 것을 제외하면 IT업계 전반적으로 증시에서의 침체가 뚜렷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 자체는 코로나19의 최대 수혜산업으로 인정받으며 IT업계가 부상하고 있지만 향후 경제지표 및 글로벌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아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를 충족시키는 데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IT와 연계된 기업들의 상장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올해 상장이 예고된 IT관련 업체로는 쏘카, 원스토어, 컬리, 오아시스마켓 등이 꼽힌다.
특히 오는 9일 진행될 원스토어의 IPO 관련 간담회가 관심이다. 원스토어는 공모가치를 하단으로 책정해 상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SK쉴더스의 상장 철회가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마찬가지로 이커머스 업계의 대어로 꼽히는 컬리와 오아시스마켓 등도 수익에 대한 고질적인 의문이 이번 시장 경색과 맞물려 IPO 일정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행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장 경색을 이유로 상장을 미루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한 망 연계 기업은 당초 올해 상장을 목표로 하다 내년 초로 밀었고 2번의 도전 끝에 3번째 도전을 준비하던 IT서비스 업체 역시 내 후년으로 일단 상장 계획을 보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