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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티몬 장윤석 대표 “웹3.0시대 ‘브랜드 풀필먼트’ 기업 도약”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이커머스1.0이 온라인, 2.0이 모바일이었다면 티몬은 커머스 생태계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스토리 중심 ‘관계형 커머스’를 추구한다”

지난해 10월 장윤석 티몬 대표<사진>는 협력과 상생·지속가능성에 중심을 둔 ‘이커머스 3.0’ 비전을 제시했다. 티몬이 다양한 파트너들과 진정으로 상생하는 플랫폼이 되겠다는 목표다. 치열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티몬이 두각을 나타내기 위한 방향은 최저가나 빠른 배송을 통한 ‘효율성’이 아니다.

오프라인 중심 브랜드들이 온라인을 핵심 채널로 선정하고 관심을 갖는 건 결국 브랜드 경쟁력을 원한다는 의미다. 티몬은 콘텐츠DNA와 커머스 트래픽, 인프라 등 자산을 정보기술(IT) 관점으로 재해석해 단순 판매가 아닌 가치를 판매하는 ‘서비스로서의 커머스’를 지향한다.

티몬 장윤석 대표가 이커머스 3.0 시대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조직문화부터 사업모델까지 모든 부분에서 체질 개선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 <디지털데일리>는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에서 장윤석 대표를 만나 앞으로의 티몬 방향과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 이커머스3.0 준비, 기업문화 변화부터 시동=사실 기존 이커머스 시장에서 티몬의 입지는 점차 작아지고 있다. 네이버·쿠팡·신세계 등이 물류 분야에 대규모 투자하면서 고객들에 극강의 효율성·편의성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 대표는 티몬 브랜드 인지도와 파트너·고객 수 등 현재 가진 자산을 새롭게 해석하고 활용하면 재도약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숙제는 고객이 왜 티몬에 와야 하는지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 물류·효율화 중심 이커머스 2.0에서 경쟁은 어느 정도 결론이 난 상황에서 티몬은 ‘가치’를 제공하는 이커머스 3.0에서 고객 관심을 끌기로 했다.

새로운 경쟁 환경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위해 먼저는 기업문화가 수평적으로 바뀌어야 했다. 장윤석 대표가 티몬에서 가장 먼저 했던 것도 직급을 폐지하고 호칭을 영어 이름으로 바꾼 일이다. 장 대표는 “사업 복잡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보니 특정 한 명이 모든 걸 지시하는 톱다운 방식보다는 직원들이 자율성을 갖고 자발적으로 일하는 문화가 더 적합했다”고 말했다.

티몬이 상반기 중 직원들이 메타버스로 출근하는 ‘전사 리모트&스마트워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배경도 물리적 제약을 없애 다양한 인재들과 함께 일하기 위함이다. 티몬으로 ‘재입사’하는 직원이 늘어난 데 이어 최근 구글 출신 황태현 최고기술책임자(CTO)도 합류했다. 장 대표는 “출퇴근 시간을 줄여서 효율화하자는 게 아니라, 특정 장소로 출근해 일해야 한다고 했을 때 다른 지역이나 글로벌 등 같이 일할 수 없는 재능 있는 인재들이 생기기 마련”이라며 “이러한 비효율들을 없애고 싶었다”고 전했다.

◆ 수수료 경쟁은 그만...티몬 ‘브랜드 풀필먼트’ 기업으로=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갖춘 후 장 대표가 본격적으로 만들어가려는 티몬의 방향은 ‘브랜드 풀필먼트’ 서비스다. 인터넷에서 개인 맞춤·탈중앙화 요소가 담긴 웹3.0 시대가 언급되면서 장 대표는 커머스 산업도 이커머스 3.0으로 함께 발전할 것이라고 봤다. 물건을 사면서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함께 충족시켜주는 중요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 수요를 위해선 ‘브랜드’라는 개념을 빼놓을 수 없다는 게 장 대표 생각이다.

장 대표는 “이커머스 2.0 시대에선 풀필먼트가 물류를 차고지에 넣으면 알아서 다 해주는 물류 관점 대명사처럼 쓰였지만 3.0 시대에선 브랜드 성장을 원하는 수요에 맞춰 서비스를 해줘야 한다”며 “티몬은 더 이상 유통회사가 아니라 커머스 인프라를 자산으로 브랜드 풀필먼트 서비스를 하는 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비전”이라고 말했다.

자사몰을 만드는 것과 브랜드를 계속 성장시키고 알리는 건 다른 얘기다. 티몬이 하려는 것은 후자에 가깝다. 물류를 처음부터 하려고 했던 파트너들이 막연함을 느끼고 장벽을 느꼈을 때 아마존 ‘풀필먼트 바이 아마존(FBA)’이 해결해 줬듯이, 티몬이 좋은 제품을 가진 파트너가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나씩 서비스 해준다는 계획이다. 브랜드가 성장하며 부가가치를 만들면 고객까지 ‘윈윈’ 할 수 있다.

장 대표는 “앞으로 티몬은 커머스 자산을 갖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메타버스를 포함한 ‘공간’들을 브랜드와 연결해주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브랜드가 성장하기 위해선 다양한 공간에서 고객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 콘텐츠·구독 서비스로 소비자와 ‘공간’ 연결=티몬이 다양한 공간으로 연결을 해주는 브랜드 풀필먼트 서비스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툴 중 하나가 바로 ‘콘텐츠 커머스’다. 자체 제작 혹은 아프리카TV 프리콩처럼 전문성을 가진 제작팀과 협업하기도 한다. 대표적 사례로 티몬이 만든 ‘광고천재 씬드롬’은 개그맨 정준하 등장과 함께 회당 최고 매출 9억원을 기록했다. 광고천재 씬드롬 시즌2에선 기존 티몬에 들어오지 않았던 빅 브랜드들도 참여해 신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브랜드 풀필먼스 서비스를 위한 툴로 티몬은 이달 중 구독 커머스도 정식 선보인다. 브랜드 성장을 위해 구독 서비스에서 필요한 정기결제 등 기술적 지원도 뒷받침한다. 티몬 모바일 앱에는 추후 ‘브랜드홈’이 생기고 사용자가 팔로잉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겉으로 보면 커머스 버전의 ‘인스타그램’ 형태와 비슷하다.

장 대표가 총 거래액(GMV)라는 수치에서 벗어나 트래픽에 대한 충성도를 측정하는 GIV(Gross Influence Value) 지표를 새롭게 만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규 고객 유입을 위해 기존엔 광고비를 쓰거나 쿠폰을 지급하는 방법을 취했지만, 이젠 크리에이터 신뢰 기반으로 고객들이 찾아오고 구매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기존 방법보다 비용은 줄이고 충성도는 높일 수 있는 방안이다.

장 대표는 “유통기업에서 IT기업으로 인식 전환을 한 것 중 하나가 내부에서 보는 지표 자체를 거래액에서 GIV로 바꾼 것”이라며 “커머스에 대한 거래액이 중요한게 아니라 트래픽에 대한 충성도가 중요하고, 이 충성도는 브랜드에서부터 온다”고 전했다.

그는 “하나의 플랫폼이 헤게모니를 잡고 힘을 가졌을 때 수수료를 높이는 개념이 이커머스2.0이었다면, 3.0시대에선 생태계를 만들었던 크리에이터와 사용자들에 보상이 이뤄진다”며 “이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다음 기사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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