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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OSAT, 퀄컴·애플 잡았다…TSMC vs 삼성 '장외전' 점화

- 국내 반도체 후공정 업계, 실적 개선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우리나라 시스템반도체 생태계가 확장되고 있다.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의 상승세에 따른 낙수효과다. TSMC를 등에 업고 세계 최대 수준으로 성장한 대만 반도체 조립·테스트 아웃소싱(OSAT) 업계와 같은 길을 걷는 셈이다. 여전히 격차가 크지만 토종 OSAT 업체들은 해외 고객사를 유치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OSAT 기업은 작년 3분기부터 퀄컴 전력관리반도체(PMIC) 패키징과 테스트를 처리하고 있다. 퀄컴의 제품을 수주한 첫 사례다.

최근 애플은 한국 OSAT 회사와 애플카에 투입될 모듈 및 패키지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자동차 사업에 대해 의문부호가 붙지만 이를 계기로 모바일 및 PC 분야에서 협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과거 국내 OSAT 업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메모리 후공정을 담당하는 수준에 그쳤다. 메모리의 소품종 대량생산 특성상 후공정 외주 비중이 크지 않다. 반도체 제조사에서 모든 공정을 맡는 게 효율적이다.

지난 2019년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2030 비전’을 선포하고 정부 주도로 관련 시장 육성에 나서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난이 장기화하면서 파운드리 산업이 급등한 점도 한몫했다. 시스템반도체는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인 만큼 OSAT 역할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몸집이 커지면서 국내 OSAT 부문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삼성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글로벌 고객사와 거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하나마이크론 테스나 엘비세미콘 네패스아크 등은 수백~수천억원 투자를 단행하면서 수요 대응에 나섰다.

상승 곡선은 작년 연간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이 기간 ▲SFA반도체는 매출 6411억원 영업이익 665억원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대비 11.9%, 94.0% 증대했다.▲테스나는 매출 2076억원 영업이익 54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대비 56.6%와 76.8% 올랐다. ▲엘비세미콘은 매출 4962억원 영업이익 442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대비 12.1%와 3.4% 늘었다. ▲네패스아크는 매출 1142억원 영업이익 269억원으로 나타났다. 각각 전년대비 68.0%, 211.0% 증가했다. ▲시그네틱스는 매출 2699억원 영업이익 193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대비 33.9% 상승과 흑자전환이다.

업계에서는 토종 OSAT의 선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전공정을 파운드리가 맡는다면 후공정은 OSAT가 담당하기 때문이다. TSMC와 삼성전자 대결 구도가 ASE·SPIL 등과 하나마이크론·SFA반도체 등의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단독으로는 시스템반도체 산업을 키울 수 없다. 반도체 설계(팹리스)와 OSAT가 동반 성장해야 제대로 된 생태계를 갖출 수 있다”면서 “국내 OSAT 기업이 잘 되면 TSMC를 상대하는 삼성전자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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