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임재현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중국 치켜세우기'가 결국 빛을 본 것일까.
지난해 테슬라 판매량의 절반이 중국에서 발생하는 등 현지 시장에서의 성과가 괄목할만하다.
당초 머스크의 중국 칭찬은 다분히 의도적인 행위로 풀이됐다. 지난해 3월 중국 정부는 카메라로 국가주요 정보가 유출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군과 일부 국영기업에 테슬라 차량 사용을 금지한 바 있는데 이것을 해소하기위한 립서비스로 해석됐던 것.
머스크는 지난해 9월 중국에서 열린 세계인터넷대회(WIC)에서 "모든 개인 식별 정보는 중국에 있는 보안 저장소에만 저장한다”고 적극 해명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머스크는 같은 달 열린 세계신에너지차회의(WNEV)에서는 "중국 자동차 업체는 소프트웨어에 강점이 있다. 전기차 기술력 확보를 위한 노력에 존경을 표한다"고 중국 전기차 산업을 지속적으로 추켜세웠다.
앞서 지난해 3월 중국중앙방송(CCTV)과의 인터뷰에서 머스크는 "중국의 미래는 위대할 것이며, 세계 최대 경제국으로서 번영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물론 그의 지나친 아첨성 발언에 미국 정치인들과 언론의 비난이 빗발쳤다.
욕은 먹었지만 테슬라는 그간 보였던 친중 행보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 테슬라가 중국에 판매한 차량 대수는 글로벌 판매량 절반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는 지난해 총 93만6172대를 팔았으며, 중국 내에서만 47만3078대를 판매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인도량은 월가 예상치도 뛰어넘은 것이었다.
이런 호실적의 배경에는 중국 시장의 지분이 크다.
실제로 11일(현지시간)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가 공개한 수치로 증명된다. CPCA는 지난해 12월 테슬라 중국 제조 차량 판매 기록은 7만847대라고 밝혔다. 월별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의 중국 판매고다. 이는 전월 대비 34%, 전년 동기 대비해서는 3배 늘어난 수치다. 이는 테슬라 상하이 공장 가동 이후 월 판매량 최고 기록이기도 하다.
테슬라의 친중국 행보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지난달 31일에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 우루무치에 대리점을 신규 개설했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가 인권 탄압 의혹을 받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논란은 커졌다.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을 금지하는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에 서명한 바 있는데, 서명 일주일 만에 테슬라가 해당 지역에 대리점 개설을 밝힘으로써 찬물을 끼얹었다. 백악관은 물론 야당인 공화당에서까지 테슬라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 중국 견제가 미국 뿐만 아니라 최근 미국의 주요 동맹국으로 확산되는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이같은 유별난 친중국 행보는 테슬라로서는 사실 위험한 도박일 수 있다.
그러나 머스크 CEO는 이같은 비난에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에 또 한번 강한 베팅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자동차 메이커가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 공급망 교란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었지만 테슬라는 중국 시장에서 승부를 걸었고, 실제로도 지난해 의미있는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자국 내 친환경차 비중을 20%로 늘릴 계획이다. 중국 시장은 최대 글로벌 전기차 격전지가 될 것이 확정적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보면 테슬라는 여전히 미-중 갈등의 한 가운데 있는 미국 국적의 기업일 뿐이다. 머스크의 개인기만으로 모든 불확실성을 극복할 수는 없는 일이다. 중국 시장을 발판으로 위기를 건너고 있는 테슬라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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