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2008년 이후 묶여있던 지상파 방송사 지분 소유 제한이 완화될 수 있을까?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양정숙 의원(무소속)은 자산총액 10조원 이상 기업집단이 지상파 방송사업자 주식 또는 지분을 보유할 경우 10%를 초과해 소유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는 방송법을 개정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방송사업자의 주식 또는 지분의 소유 제한의 기준이 되고 있는 기업의 자산총액을 현행 10조원에서 국내총생산액의 1000분의 5이상 1000분의 15이하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이다.
현행 방송법은 제8조3항 및 시행령 제4조1항에 따라 자산총액 10조원 이하 기업은 지상파 방송사업자 주식 또는 지분을 최대 40%까지 보유할 수 있지만, 10조원이 넘을 경우 10%를 초과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이 조항이 마련될 당시인 2008년에는 자산총액 10조원 이상 기업집단 수가 17개에 불과했고 국내총생산액도 1154조원이었지만, 2021년에는 10조원 이상 기업집단 수가 40개로 늘었고 국내총생산액도 1924조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방송사업자 소유 제한 내용은 다른 방송사업자인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의 경우 기업의 지분 소유 제한을 30% 이내로 하고 있고, IPTV의 경우 49%까지 소유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차등적용에 따른 형평성 문제가 지적되어왔다.
그동안 이 조항으로 인해 자산총액이 10조원에 가까워진 기업은 연간 매출액을 임의로 낮춰 잡아 자산을 줄이거나, 계열사를 매각하는 등 변칙적인 방법을 동원해 왔다. KBC광주방송 지분 39.5%을 가지고 있던 호반건설은 지난 5월 자산총액이 10조원을 넘어서자 지분 전부를 전격 매각키로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그러나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와 VOD 서비스 등 방송을 대체할 새로운 미디어 사업자가 속속 등장하면서 기존 방송사의 위상과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매출액 감소와 투자 축소로 인해 방송산업의 매력이 예전 같지 않아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
양정숙 의원은 “특정 금액으로 묶여있던 방송사업자 소유 제한 기준이 경제 규모의 성장과 시대 변화에 맞게 유연하게 개정될 필요가 있다”면서도 “소유 제한이 일부 해소되더라도 기존 방송사업자가 지켜야 할 사회적 책무와 역할이 소홀히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정부와 시민사회의 지속적인 감시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