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임재현기자] 메타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위기 돌파구로 사명 변경까지 택했지만, 상황을 반전시키지 못했다. 페이스북에 이어 자회사 인스타그램까지 유해성 논란으로 미 전역에서 수사받게 됐다.
1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각 주는 메타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유해한 환경을 조성했다는 혐의로 공동 수사에 착수했다. 미성년자가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이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이들에게 인스타그램을 홍보했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플로리다 ▲켄터키 ▲매사추세츠 ▲네브래스카 ▲뉴저지 ▲뉴욕 ▲오리건 ▲테네시 ▲버몬트 등 10개 이상 주가 초당적 협력으로 참여하는 대규모 수사다. 메타가 소비자 보호법을 위반했는지를 조사한다.
이번 수사는 지난 9월 유출된 내부 문건을 시작으로 메타에 대한 규제 압력이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내부 문건 '페이스북 페이퍼'는 페이스북 서비스가 사용자, 특히 미성년자에게 우울증, 섭식장애 및 자살 등 신체적·정신적 해악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자체 연구를 통해 파악했다는 내용이다.
내부 폭로자 프란시스 하우겐 페이스북 전 프로덕트 매니저는 미 의회와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페이스북 페이퍼를 제공하며 "페이스북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내부 문건이 불러일으킨 일련의 논란 속에서 페이스북은 최근 사명을 메타로 바꾸기도 했다.
메타에 대한 미 당국 수사는 최근 들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앞선 15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는 메타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주가 부양을 위해 페이스북이 어린이에게 끼치는 영향을 속여 연방 증권법을 어겼다는 혐의다.
메타는 그야말로 당을 넘어서 비난받고 있다. 공화당원인 더그 피터슨 네브래스카주 검찰총장은 “소셜미디어가 어린이를 단순한 돈줄로 취급했다면, 소비자 보호법에 따라 수사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원인 모우리 힐리 매사추세츠주 검찰총장 역시 "메타는 플랫폼에서 미성년자를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 오히려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무시했다"고 말했다.
청소년 유해성 관련으로 연일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메타는 실제 젊은 층 기반을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가 미국 청소년 1만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27%만이 페이스북을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가장 좋아하는 소셜미디어로는 22%만이 인스타그램을 꼽았다. 페이스북을 좋아하는 청소년은 단 2%에 불과했다.
이에 메타는 기반 유지를 위해 마케팅 예산 대부분을 10대를 겨냥하는 데 쓰고 있다. 2018년 이래 인스타그램이 집행한 연간 마케팅 예산 3억9000만달러(한화 약 4615억7000만원) 대부분이 청소년을 목표로 한 광고에 쓰였다. 관련 사실을 보도한 뉴욕타임즈는 “특정 연령대에 홍보를 집중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수사의 직접적 목표인 인스타그램은 올해 초 13세 이하 전용 서비스 '인스타그램 키즈' 출시를 추진하기도 했다. 미 현행법상 13세 이하 어린이는 인스타그램 사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학부모, 시민단체 등 거센 반발에 메타는 지난 9월 개발 일시 중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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