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KT망 장애 사고로 전국 곳곳에서 경제적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KT와 정부의 안일한 판단이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6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번 유·무선 서비스 장애와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임혜숙, 과기정통부)에 타 통신사의 망을 빌려 쓸 수 있는 재난로밍 서비스를 신청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25일 오전 11시20분경부터 발생한 KT 유·무선 서비스 장애에 대해 사태가 벌어진 지 약 30분만인 11시56분 ‘주의’ 단계로 위기 경보를 발령했다.
과기정통부는 “12시45분경 KT로부터 서비스 복구가 보고됐고, 과기정통부는 정보통신사고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을 상황실장으로 ‘방송통신재난대응상황실’을 구성해 완전한 복구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과기정통부가 지난 KT 아현국사 화재 당시 재발방지를 위해 마련한 ‘통신재난방지대책’은 이번 사고에 대해선 무용지물이었다.
당초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통신재난방지대책’의 핵심은 ‘특정 통신사의 통신망이 마비되는 경우 다른 통신사를 이용해 통신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게 하겠다’는 것으로, 시민들의 서비스 불통을 막기 위해 통신3사가 공동 대응토록 하는 것이 골자다.
통신 재난 발생시 문자로 통신 재난 경보가 발령되면, 정부 지시에 따라 사고가 난 통신사의 LTE·5G 고객은 자동으로 다른 통신사 망으로 로밍돼 음성 통화 및 문자와 무선 결제 및 카카오톡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당시 통신3사와 함께 ‘이동통신 재난로밍 서비스’ 시연 행사까지 열어 대대적으로 정책을 홍보했다. 과기정통부는 “통신3사가 각 사별로 약 100만 회선을 수용할 수 있는 ‘재난로밍 전용망’을 구축했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이번 KT망 장애 사고에서 KT는 과기정통부에 재난로밍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과기정통부 역시 토대로 이번 사태에 대해 ‘경계’ 이상의 위기 경보를 발령하지 않은 것이다.
재난로밍 서비스의 발동 요건은 과기정통부가 ▲경계 이상의 위기 경보를 발령하고 ▲장애 발생 사업자가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요청하면 ▲과기정통부 장관이 로밍을 허용하도록 명령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KT는 그러나 과기정통부에 재난로밍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았다. 과기정통부 역시 이에 따라 위기 경보를 ‘경계’가 아닌 ‘주의’ 정도로 발령했다.
KT 관계자는 “이번 장애는 30분 내외로 복구가 시작된 데다, 데이터가 오류가 났을 뿐 통화·문자는 정상적으로 작동했기 때문에 재난로밍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 역시 “KT 쪽에서 재난로밍 서비스 신청은 따로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30여분의 시간이 짧다 해도 서비스 장애가 전국적인 규모로 벌어졌다는 점, 그 사이 기업과 학교는 물론 소상공인과 증권 등 금융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던 가입자들의 경제적 피해가 막심하다는 점 등은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결국, 정부와 기업이 다른 통신사 망을 통해 재난로밍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작동이 되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기회를 성급한 판단으로 날려버렸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KT와 정부가 과거 아현 국사 화재 당시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결국 통신3사 공동 대응 체계를 마련한 것은 무용지물이 된 셈이다.
KT는 이번 사태에 대해 “초기엔 디도스로 추정했으나, 면밀히 확인한 결과 라우팅(네트워크 경로설정) 오류였다”고 밝힌 상황이다. 단순히 담당 책임자의 잘못으로 인한 인재(人災)라는 분석이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상황을 안일하게 판단한 기업의 오판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기정통부 역시 정책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과거 아현국사 화재 당시 재난으로 인한 일부 통신사 장애에 대해서만 대책을 발효한 것이, 결국은 좁은 시야의 정책적 판단이었던 셈이다. 재난은 물리적, 인재 등 특정 원인으로만 발생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오후 장관 주재로 KT 사태에 대한 공개 대책 회의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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