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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 카카오, 살까 팔까…그것이 문제로다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연휴 이후 다시 거래가 재개된 주식시장에서 카카오는 아직 뜨거운 감자다. 투자자들은 카카오 저점이 과연 어디까지일지 추측하면서 매수와 매도 선택지 사이에서 깊은 고민에 빠진 분위기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는 전일대비 개장직후 2~3%대 하락한 11만원 중반대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도 하락세를 극복하지 못하면 10일 반짝 매수세로 돌아섰던 날을 제외하고, 6일 연속 매도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다.

각 증권토론방에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외국인이 돌아오고 있으니 이제 다시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와 부정 이슈 여파에 따라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외국인은 카카오 전체 상장주식의 30%대를 보유하면서 최근 꾸준히 물량을 축소해왔다. 이들이 가진 물량 비중을 지속해서 낮출 경우, 그만큼 종목에 미칠 영향이 크다는 의미여서 주가에 부정신호로 여겨진다. 다만, 2거래일간 외국인이 매도세를 멈추고 잠시 매수 하기도 하는 등 주가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생긴 상황이다. 이날도 오전 11시 6분을 기준으로 기관이 134억원 가량을 매도할 동안 외국인은 188억원 매수하고 있다.

외국인은 연휴 직전 장에서 156억원 가량을 순매도하긴 했지만, 이전일에는 52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기관이 전 거래일 511억원, 16일 159억원 가량을 연속 순매수한 것과는 반대되는 흐름이다. 개인은 7일부터 직전 거래일까지 꾸준히 순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개인이 시장에 나오는 물량을 사들이면서 추가 주가 하락을 힘겹게 방어해 왔던 상황을 감안하면, 외국인이 확실한 순매수세로 돌아설 경우 주가 하락세를 면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카카오 주주들 어떤 선택 내릴까

문제는 금융 당국이 이달 24일까지로 예정된 금융소비자보호법(이하 금소법) 계도 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금소법 위반 소지가 있는 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시장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금소법 위반 소지가 있는 카카오페이·네이버파이낸셜 등 온라인 금융 플랫폼은 이번 주까지 서비스를 개편해야 하는 처지다.

국정감사 시즌을 맞아 카카오를 둘러싼 정부 규제 이슈도 더 달아오르는 양상이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확정하고 문어발식 사업 확장 등에 대해 질의하는 국정감사 계획서를 통과시켰다. 앞서 김 의장이 골목상권 상생방안을 발표했음에도 국감에서 다시 한번 이슈가 도마 위에 올라가면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상생방안이 공개됐던 14일 주가는 하락한 바 있다.

이 가운데 불어나는 공매도 물량은 주주들에게 있어 또 다른 걱정거리다. 해당 종목 주가하락을 점치는 세력이 많아질수록 실제로 주가 하락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서다. 카카오에 대한 당국의 규제 이슈가 본격화된 8일 공매도 잔고수량은 98만2405주로 직전 47만6168주보다 2배가량 많아졌다. 전제 상장주식수 대비 비중이 0.11%에서 0.22%로 확대됐다. 이후 15일 기준 0.25%(113만4355주)로 공매도 물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신용융자 공여율은 직전장 4.08%, 잔고율 0.73%로 16일보다 소폭 낮아졌다. 신용융자물량은 투자자 의견과 상관없이 반대매매(강제주식처분) 속성이 있기 때문에 많고 적음에 따라 해당 종목의 주가 안정화지표로 활용된다. 보통 많을수록 주가 불안정 요인으로 해석한다.

증권업계에서는 카카오의 성장성은 여전하다는데 이견이 없어 보이지만, 최근 목표가를 연달아 낮추고 있다. 삼성증권은 20만원에서 18만원으로, 한화투자증권은 18만5000원에서 17만원으로 하향했다. 한국투자증권도 18만원에서 16만원으로 낮췄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핀테크 자회사의 일부 보험 중개 서비스 중단과 모빌리티의 수익모델 조정으로 신사업 수익화 일정이 다소 늦춰질 전망"이라며 "핵심 서비스를 중심으로 밸류체인 전체로 빠르게 사업 영역을 확대해가던 기존 사업 전략도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IB(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카카오에 대해 투자의견을 비중 축소로 낮췄다. 모건스탠리는 "카카오모빌리티 사업 관련 발표가 상황을 진정시키기에 충분할지 지켜봐야 한다"며 "국감에서 카카오에 더 많은 요구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오버행(대규모 잠재물량)이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규제 이슈는 짧은 시일 내 종료되지는 않을 것이며 최소 국감 일정이 종료되는 10월까지는 인터넷 섹터를 짓누를 것"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 규제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은 맞으나 인터넷 기업의 장기 성장스토리가 훼손된 상황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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