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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청사진이면 좋았을걸…개미만 믿는 카카오 주가, 날개없는추락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전일 하락 마감한 카카오는 거래대금 기준 시간외에서도 62억원이 넘게 거래되면서 유가증권시장에서 1순위에 자리 잡았다. 현재도 코스피, 코스닥 시장을 합쳐 삼성전자와 거래대금 상위 1, 2위를 다투고 있다. 여전히 주식 거래 시장에서 관심이 뜨거운 종목이라는 방증이다. 다만, 그 관심이 장밋빛 청사진에 기인한 것이라면 좋겠지만 카카오 상황은 그 반대다.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는 오전 소폭 상승을 기록하다 오후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카카오는 52주 최고가 17만3000원을 기록했던 6월 24일보다 41%가 넘게 떨어졌다. 이달 14일에는 장중 118000원을 기록하면서 12만원선까지 끝없이 추락하는 흐름을 이어갔다. 당국 금융플랫폼 규제 이슈가 본격화 직전 주가 15만4000원 기준으로는 6거래일간 빠진 비율만 24%가 넘는다.

첫 금융 플랫폼 규제 이슈가 터진 이후에도 증권업계의 카카오 주가 전망은 나쁘지 않았다. 외국계 증권사인 CLSA와 JP모건 등은 금융 규제로 인한 리스크가 이미 주가에 다 반영됐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또 카카오가 골목상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받은 사업 분야를 조정해 나간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기대감이 더해졌다. 오히려 개인투자자들은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는 분위기였다.

JP모건 스탠리 양 연구원은 "정부 규제 여파는 한동안 이어지겠지만 이미 가격에 많이 반영됐다"며 "광고·이커머스 등 핵심사업과 웹툰·엔터테인먼트 분야 성장 모멘텀(동력)이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다가올 국정감사에서 규제이슈가 불거지면서 덩달아 문어발식 사업확장 등 카카오를 둘러싼 고질적인 문제점이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을 수 있어 목표주가를 낮추는 증권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존사업에 대한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면 재무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증권 오동환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20만원에서 18만원으로 하향제시했다. 오 연구원은 "논란이 됐던 모빌리티 스마트 호출과 배달 서비스를 폐지하고 대리운전 수수료도 인하를 결정함에 따라 갈등 소지가 일부 해소됐다"면서도 "가맹 택시의 수수료, 비가맹 택시의 배차 차별, 케이큐브홀딩스의 불성실 공시 등의 이슈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수익 모델을 도입함으로써 포기한 사업에 대한 수익 보전이 가능하다"면서도 "매출과 이익 성장 속도는 다소 느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한화투자증권 김소혜 연구원도 목표주가를 18만5000원에서 17만원으로 하향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카카오의 하락된 주가는 각종 규제 관련 우려가 반영됐다"면서도 "그간 신규 사업 영역에서 수익화를 성공시키며 기업가치를 증대시켜온 점을 고려하면 단기 성장동력은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기업공개(IPO)를 앞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모빌리티 확정성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함께 제기했다.

◆ 외국인 매도 현재도 지속, 공매도도 여전히 상위 차지

외국인과 기관 순매도는 이날도 지속되고 있다. 외국인은 오전 34억7000만원이 넘는 매도액을 기록했다. 기관도 45억원으로 매도액을 키우고 있다. 전일에도 외국인은 1025억원, 기관은 213억원을 순매도했다. 8일부터 전일까지 외국인 매도금액은 1조887억원이 넘는다. 같은 기간 개인은 1조4166억원치를 순매수했다. 개인이 외국인 매도 불량을 고스란히 소화하면서 주가를 방어하는 모습이지만, 주가 하락세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카카오는 같은 규제 이슈를 대면했던 네이버보다 줄곧 더 직격탄을 맞는 모습을 연출해왔다. 같은 기간 네이버는 44만4500원 주가에서 10%가 빠졌지만, 카카오보다는 하락 비율이 낮았다. 전일 네이버는 카카오보다 적은 27억원이 단일가로 거래되며 상대적으로 투자 심리가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네이버에 외국인은 56억원어치를 매수하면서 매수세로 돌아섰다.

향후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 투자하는 기법인 공매도에서 차이도 크다. 카카오는 공매도 물량도 네이버보다 많이 쌓여있다. 코스피 시장 기준으로 전일 공매도 순위 10위를 차지하는 것도 카카오다. 규제이슈가 터졌던 8일부터 전일까지 기간을 기준으로하면 전체 시장을 통틀어 3위다. 그만큼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고, 오히려 공매도가 쌓이면 불안심리에 개인투자자들까지 덩달아 물량을 시장에 계속 내놓아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는 여지가 큰 셈이다.

시장은 네이버가 카카오보다 규제에서 자유롭다고 보는 분위기다. 신한금융투자 이문종 연구원은 "네이버는 사실 규제 청정 지역으로, 규제 우려에서 네이버는 상대적으로 편안하다"며 "이번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판단한다"며 목표주가 57만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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