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 이하 공정위)의 과징금 결정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쿠팡은 공정위를 상대로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1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의 공정거래법과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2억97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는 쿠팡이 2017년부터 2020년 9월까지 납품업자에게 경쟁온라인몰의 판매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등 납품업자의 경영 활동에 부당하게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또 마진 손실을 보전받기 위해 납품업자에게 광고를 요구하고, 판촉행사를 하면서 판촉비 전액을 납품업자에게 전가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쿠팡은 공정위 제재에 대해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쿠팡은 "공정위가 과거 신생유통업체에 불과한 쿠팡이 업계 1위 대기업에 대해 거래상 우월적 지위가 있다고 판단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며 "행정소송을 통해 법원의 판단을 받도록 하겠다"라고 반발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이 2019년 6월 쿠팡이 자사 생활용품·코카콜라 제품 판매와 관련해 불공정 행위를 했다며 공정위에 신고하면서부터다.
LG생건은 쿠팡이 LG생활건강으로부터 직접 주문한 상품을 직매입 거래인데도 일방적으로 반품하거나 계약을 종결했다고 주장해왔다. 여기에 더해 상품 판매가 부진해 목표액을 달성하지 못하면 손해보전을 거론하고 공급단가 인하까지 요구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항목별로는 ▲상품 반품 금지(주문한 상품을 정당한 이유 없이 반품) ▲경제적 이익 제공 요구(손실분에 대한 다양한 방법으로 보전 요구) ▲배타적 거래 강요 금지(쿠팡 경쟁사보다 낮은 납품단가 요구) ▲경영정보 제공 요구 금지(다른 거래처에 대한 매출 정보 요구) 등이 있다.
LG생건은 "쿠팡의 요구를 거절하자 거래가 일방적으로 거절됐다"라며 "쿠팡이 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했다"라며 쿠팡의 갑질 의혹에 불을 지폈다.
쿠팡은 갑질 의혹이 수면위로 드러날 때부터 어떠한 불법행위도 하지 않았다며 적극적으로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이날 쿠팡은 입장문을 통해 "이 사건이 발단이 된 2017년~2018년 당시 쿠팡은 소매시장 점유율 약 2%를 차지해 온라인 시장 3위 사업자에 불과했다"며 "당시 LG생활건강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생활용품과 뷰티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한 대기업이었다"라고 언급했다. 이런 대기업을 상대로 우월적 지위를 남용했다고 보는 것은 애초에 말이 안 된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쿠팡이 주장하는 이번 사건의 핵심은 무엇일까. 쿠팡은 이번 사건의 본질이 대기업 제조업체가 신유통 채널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공급가격 차별화'를 시행한 것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오히려 LG생건이 독점적 공급자 지위를 이용해 주요상품을 쿠팡에게 타유통업체 판매가격보다도 높은 가격으로 오랜 기간 공급을 해왔다는 판단이다. 쿠팡이 이에 대해 공급가 인하를 요청하자 LG생건과의 갈등이 촉발됐다는 것이다.
쿠팡은 "일부 재벌 대기업 제조업체의 가격 차별 행위가 사건의 본질이었음에도 쿠팡이 오히려 대기업 제조업체에 우월적 지위에 있다고 판단된 점은 유감"이라며 "쿠팡은 소상공인의 성장과 소비자의 편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공정위는 LG생건의 신고를 바탕으로 최근까지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지난 11일 전원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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