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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처럼…수장 바뀐 위메프·티몬 체질개선 집중

(좌측부터) 하송 위메프 대표, 전인천·장윤석 티몬 공동대표
(좌측부터) 하송 위메프 대표, 전인천·장윤석 티몬 공동대표
- 조직문화 개선부터 콘텐츠·수수료·멤버십 등 고객 유입 전략 강화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고 쿠팡이 올해만 1조원 가량 물류센터에 투자할 것을 발표하는 등 국내 e커머스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위메프와 티몬 등은 올해 나란히 새로운 수장을 선임하며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지난달 16일 콘텐츠플랫폼 기업 아트리즈 장윤석 대표를 공동대표로 영입했다. 지난 5월 전인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새로운 대표로 선임한 후 장 대표 합류로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한 것. 위메프도 오랜 기간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하다 지난 2월 하송 신임 대표를 선임했다.

지난해 대다수 e커머스 업체들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소비 트렌드로 수혜를 입은 반면 여행·공연 카테고리 비중이 높았던 두 회사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지난해 위메프 매출은 3864억원 영업손실 540억원을 기록했다. 티몬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손실이 각각 1512억원, 631억원이다. 양사 모두 전년대비 적자폭은 축소했지만 매출액은 10% 이상 감소했다.

올해는 국내 여행·공연 수요가 회복세에 있는 데다 신임 대표 선임 후 체제를 정비한 만큼 새로운 전략을 내세우며 이전대비 나아진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거래액 기준 위메프는 7조 티몬은 5조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5% 이하로 낮지만 거래액 규모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양사는 내부 분위기 전환을 위해 조직문화를 재정비했다. e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시장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능동적 업무 환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송 위메프 대표는 직급제를 폐지하고 지난 2월 사원부터 부장까지 구성원 호칭을 ‘매니저’로 일원화했다. 이어 개인별 등급 평가제도를 없앴고 동료 간 코칭 문화를 조성하는 'WEVA(W Employee Value Add) 1.0' 프로젝트도 도입했다.

장윤석 티몬 공동대표 역시 취임 이후 직원들과 첫 소통 자리에서 “티몬이라는 스타트업에 새로 입사했다고 생각하라”며 “수평적 소통에 기반한 실행력과 행동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폭넓은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직급을 폐지, 회사 내 호칭도 영어 이름으로 바꿨다. 장 대표도 격식을 없앤 전사 메일을 수시로 발송해 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조직을 정비한 후 두 회사가 집중하는 건 소비자와 판매자들을 함께 끌어모으는 것이다. 네이버·쿠팡 등 몸집을 키운 업체들 사이에서도 꾸준히 거래액을 높이며 존재감을 내비치고 있다.

티몬은 장 대표 선임 이후 콘텐츠 커머스 ‘티비온’을 강화하고 있다. 라이브커머스를 포함한 다양한 콘텐츠로 소비자들을 모으려는 전략이다. 장 대표는 콘텐츠플랫폼 아트리즈를 함께 맡고 있다. 아트리즈는 모바일 콘텐츠 제작업체 피키캐스트 운영사다. 티몬의 커머스 역량과 아트리즈 콘텐츠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쇼핑의 재미와 경험을 차별화하겠다는 방향이다. 티몬과 피키캐스트는 미디어커머스 콘텐츠를 다양하게 기획해보는 서포터즈 프로그램을 우선 시행한다. 전인천 대표는 티몬 기업공개(IPO) 준비작업에 집중한다.

이외에도 티몬은 다양한 신사업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성장성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4월 판매수수료 -1% 정책으로 판매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어 지난 4월 동네마트와 손잡고 신선식품을 빠르게 배달하는 '슈퍼마트' 서비스를 출범했다.

지난해 잠잠했던 위메프도 올해 사업영역 확대에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신규 판매자들 유입을 위해 지난 4월부터 2.9% 정률 수수료율을 도입했다. 온라인몰 평균 수수료율이 13.6%인데 비해 위메프는 5분의 1수준으로 크게 낮춘 것. 당장 판매수수료로 얻는 수익은 줄어들 수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우수한 판매자 유치가 더 많은 소비자들을 끌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사용자들에겐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무료 멤버십 ‘VIP클럽’을 내놨다. 다른 e커머스 기업들이 월회비를 받는 것과 달리 쇼핑횟수 3회 혹은 총 결제금액 20만원 이상시 자동으로 승급된다. 위메프에 따르면 시범운영 4월 한 달간 VIP클럽 회원 결제금액과 건수는 일반 이용자 대비 각각 4.2배, 3.8배 높게 나타났다. 최근에는 KB국민카드와 손잡고 위메프 이용자에 특화된 신용카드(PLCC)를 선보였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국내 e커머스 시장 변동이 심해지면서 콘텐츠 자체를 기반으로 커머스에 힘을 주거나 플랫폼을 넓혀 운영하는 경우도 있는데 기존 사업들과의 연계가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회사마다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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