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기업·기관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속도가 붙으면서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국내 기업·기관들이 크게 늘고 있다. 자연스레 클라우드 도입을 위한 컨설팅부터 마이그레이션, 운영 등을 수행하는 클라우드 매니지드서비스사업자(MSP)도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다.
작년 메가존, 베스핀글로벌 등 국내 클라우드 MSP 기업들은 전년대비 매출액을 크게 높였다. 코로나19 이후 가속화된 클라우드 도입의 혜택을 톡톡히 누렸다.
국내 최대 클라우드 MSP인 메가존 그룹은 2019년 3171억원이던 매출액을 2020년 5110억원으로 61.1% 상승시켰다. 2018년 2032억원에서 2년새 151.4%나 성장했다.
메가존 그룹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및 텐센트 클라우드 파트너인 ‘메가존클라우드’와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Azure)의 파트너 ‘제니스앤컴퍼니’, 구글클라우드플랫폼(GCP) 및 아카마이, 알리바바 등의 파트너 ‘메가존’ 등으로 구성됐다.
매출액은 개별 기업들 모두 골고루 성장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AWS의 파트너 메가존클라우드는 2019년 2095억원에서 2530억원으로, 20.7% 증가했다. 제니스앤컴퍼니와 메가존도 각각 16.2%, 50.3% 성장하는 저력을 보였다. LG CNS와 합작 법인인 클라우드그램도 154억원의 매출액을 거뒀다.
메가존에 이은 2위 클라우드 MSP 기업인 베스핀글로벌의 성장폭은 메가존보다도 높았다. 2019년 매출액 848억원에서 2020년 1599억원으로 88.4% 성장했다. 2018년 374억원과 비교해 2년새 327.4%나 증가했다.
하지만 매출 성장이라는 밝은 모습 뒤에는 적자를 지속한다는 불안요소도 있다. 메가존은 2019년 142억원이었던 적자가 2020년 240억원으로 늘었다. 베스핀글로벌은 2019년 415억원에서 2020년 277억원으로 적자를 줄였지만 여전히 적자율이 17.3%에 달한다.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베스핀글로벌의 결손금은 992억원에서 1266억원으로 늘었다. 2019년 기준 –26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던 베스핀글로벌은 작년에는 주식발행 초과금이 417억원에서 750억원으로 늘어 자본총액 123억원으로 급한 불은 끈 상태다. 하지만 올해도 전년과 동일한 수준의 적자를 기록한다면 다시금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설 수 있다.
양사 모두 적자의 원인으로 사업 확장을 위한 인력 충원 때문이라고 말했다. 메가존 관계자는 “투자를 줄인다면 손익분기점(BEP) 달성은 충분히 가능했다. 하지만 성장에 탄력을 받은 상황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다 보니 적자를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스핀글로벌 관계자도 “영업손실은 소프트웨어(SW) 개발과 인력투자로 인한 것”이라고 전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메가존이 지출한 급여 항목은 2019년 394억원에서 658억원으로 크게 뛰었다. 베스핀글로벌도 364억원에서 390억원으로 늘었다.
일각에서는 클라우드 MSP의 출혈경쟁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매출과 달리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인데, AWS나 MS 등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SP)에게 주는 원가가 높다 보니 영업이익을 내기 어려운 사업 구조라는 주장이다. 실제 메가존의 경우 매출액 5110억원중 매출원가가 4858억원으로 95%, 베스핀글로벌은 89.7%에 달한다.
낮은 수익성이라는 공통의 고민을 안고 있는 양사는 자체 개발 솔루션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메가존은 멀티 클라우드 운영 관리 플렛폼 ‘스페이스원’을, 베스핀글로벌은 클라우드 운영 자동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옵스나우’를 각각 개발했다.
이런 가운데 다수 정보기술(IT) 기업이 클라우드 MSP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신세계그룹의 IT서비스 계열사인 신세계아이앤씨를 비롯해 SK그룹의 SK C&C, ADT캡스와 안랩, 윈스 등이다. 시스템통합(SI) 및 보안관제 등 각사가 경쟁력을 가진 부분을 중점으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적자 지속, 경쟁사 증가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 MSP에 대한 전망은 밝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늘어난 디지털 전환 수요로 인해 여전히 많은 사업 기회가 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