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최근 공개한 클라우드 광고에 영화 ‘미나리’로 세계적 주목을 받은 배우 윤여정 씨가 목소리 연기를 맡아 화제다. KT 클라우드와 윤여정. 그다지 어울리지 않은 조합이다.
최근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씨는 KT 뿐 아니라 맥주(카스), 쇼핑플랫폼(지그재그) 등 산업군과 제품을 막론하고 각종 광고에서 활약하고 있다.
KT 측은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의 핵심인 ABC(AI·빅데이터·클라우드) 기술과 서비스를 쉽고 친숙하게 보여주기 위해 이번 광고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KT의 ‘클라우드편’ 광고 첫 장면에선 지난해 문을 연 용산 데이터센터가 배경으로 등장하고 윤여정씨는 “얘, 근데 여기는 뭐하는 데니? 데이터? 무슨 데이터? 해외로 보내는 게 아니고?”고 묻는다.
그러면서 “중요한 건 여기 다 있구나. 그럼 은행 데이터도 여기 보관하니? 그래 내 데이터는 내 나라에 둬야지. 클라우드 원더풀이다 원더풀”이라는 말이 이어진다.
KT 클라우드가 강조하고 싶은 말이 마침내 윤여정씨의 입을 통해 나온다. 대한민국 국민의 소중한 데이터를 해외 서버가 아닌 국내에서 안전하게 지켜야 한다. 즉, 금융, 공공 등의 산업군을 막론하고 국민의 소중한 데이터는 외산 클라우드 서비스가 아닌 KT 클라우드에서 보관돼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기업의 광고는 대중의 호감도가 작용하는 바로미터다. 조금 억지스럽게 의미를 부여해 보자면, 직설적이면서 유머러스한 말투의 윤여정 배우가 영화 미나리에서 보여준 ‘K-그랜마(한국 할머니)’의 모습을 ‘국산 클라우드’에 투영해 “내 데이터는 자국 클라우드에 보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특히 “미나리는 어디서든 잘 자란다”는 영화 속 대사처럼 국산 클라우드가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잘 뿌리내리기 바라는 KT의 소망도 있는 듯 하다.
현재 약 2~3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KT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클라우드 등 외산 기업은 물론 네이버, NHN 등 국내 기업과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11년 일찌감치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투자한 시간에 비해선 다소 지지부진하다. 물론 공공 클라우드 등 일부 분야에선 7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지만, 향후 더욱 치열해질 클라우드 경쟁에서 KT의 성장세에 의문을 표하는 시각도 있는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