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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롤러블폰, 정체된 시장 돌파구 될까


- 새 폼팩터 통한 성장 동력 확보 과제…4K OLED·120Hz 등 필수 기술 대두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펜처럼 생긴 걸 쭉 늘리면 화면이 나오는 제품은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제품을 만든다는 건 과거에 우리가 달에 갈 수 있을지 묻는 것보다 더 가능성이 낮은 얘기입니다.”

4일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0년 하반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결산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상소문처럼 생긴 스마트폰은 만들어질 수 없다는 의미다. 배터리 넣을 공간이 부족하고 부품들이 만들어내는 발열을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다.

‘상소문폰’은 상상이지만 스마트폰을 접거나 펼치고 돌돌 마는 모습은 현실이다. 기존 바(Bar) 형태 스마트폰 시장이 수년째 정체기에 들어간 가운데 폼팩터 변화를 통한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가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실제 접는(Foldable, 폴더블) OLED 출하량은 급성장할 전망이다. 유비리서치는 삼성디스플레이 폴더블 OLED 출하량은 2025년 연평균 80% 수준으로 성장해 5900만대, BOE는 같은 기간 연평균 31% 성장률로 280만대가 될 것을 예상했다.

지난해 폴더블폰이 등장했다. 내년엔 돌돌 마는(Rollable, 롤러블)폰이 출시된다.

처음 폴더블폰이 등장했을 땐 안으로 접는 삼성전자 인폴딩 방식과 밖으로 접는 화웨이 아웃폴딩 방식이 대치됐다. 화웨이가 양산 준비 중인 3번째 폴더블폰 ‘메이트X2’는 인폴딩 방식이다. 삼성전자가 택한 방식으로 따라온 셈이다. 아웃폴딩 폴더블폰은 화면을 열 때 검지나 중지로 열게 되는데 엄지 사용에 특화된 사용법에서 불편함이 따라온다.

이 대표는 “아웃폴딩 방식은 화면 스크래치에 취약하고 펜을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 외에 인체구조상 엄지를 주로 사용하던 사람들에게 적합하지 않아 성공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
내년 등장할 롤러블폰은 LG전자가 선두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롤러블폰 관련 특허는 존재하지만 당장 내년엔 폴더블폰 3종 출시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롤러블폰은 폴더블폰과 달리 화면에 굴곡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단 롤러블폰은 배터리가 양쪽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용량이 작아질 수 있다. 사용 시간을 늘리기 위해선 제품 두께가 두꺼워져야 한다. LG전자 입장에서도 제품 두께와 사용시간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또 구조상 롤러블폰은 펼쳤을 때 양쪽은 두껍고 중앙은 얇아 디스플레이 사이 뜨는 현상이 생긴다. 이 사이에 먼지나 방수 문제 등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게 관건이다.

이 대표는 “롤러블폰이 아웃폴딩 폴더블폰보다는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겠지만 디자인 면에서 인폴딩 폴더블폰보다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제조업체들은 Z폴딩이나 G폴딩(안으로 두 번 포개는 방식)도 연구개발 중이다. 그러나 두 번 접는 제품은 두께가 두꺼워지고 펼치면 12인치 정도까지 대화면이 가능해 스마트폰보다 노트북 시장으로 바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내년 스마트폰이 다양한 모습으로 출시될 예정인 가운데 5세대(5G) 이동통신은 스마트폰 전반적인 제조 기술 동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초고화질(4K) 콘텐츠 소비가 늘어나고 전력 소비가 늘어나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5G 스마트폰은 롱텀에볼루션(LTE)보다 약 30% 더 많은 배터리를 소모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대표는 “4K 콘텐츠를 쉽게 사용하게 되면서 4K OLED시대가 도래할 것이고 구동 전력을 줄일 수 있는 저온다결정산화물(LTPO)는 필수 기술이 될 것”이라며 “발광재료 전력 소비를 줄이기 위해 편강판이 없는 기술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콘텐츠 용량이 증가할수록 스크롤 속도가 느려지므로 120헤르츠(Hz) 이상 주파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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