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책 불확실성 여전…판호총량제·셧다운제 등 규제 산적 - 중국 게임 완성도·재미↑…정면 승부해도 성공 쉽지 않아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중국 게임 시장이 열린 것일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보복으로 추정되는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유통허가권) 발급 중지가 4년여 만에 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 중국 광전총국이 컴투스 모바일게임 ‘서머너즈워’의 외자 판호를 발급했다.
게임업계 중국통으로 알려진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의 예상이 맞아떨어졌다. 장 대표는 지난달 1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2020 간담회에서 미르4 판호 발급을 긍정적으로 보면서 “제가 들은 정보에 따르면 작년에 정한 방침에서 변화가 있진 않다. 더 좋아지기로 한 것에 변화는 없다”고 조심스럽게 예상한 바 있다.
이를 고려하면 향후 외자 판호 발급이 이어질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업계 입장에선 못 미더운 구석이 적지 않다.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을 종잡을 수 없는 까닭이다. 서머너즈워 1종의 판호 발급을 두고 여타 한국 게임도 잇따라 판호를 받을지 예단이 섣부른 상황이다.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넥슨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사례만 봐도 그렇다. 지난 8월 출시 하루 전에 “게임 내 과몰입 방지 시스템에 대한 업그레이드가 필요해 부득이하게 서비스 일정이 연기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현지 규제에 발목이 잡혔다. 넥슨은 중국 출시 시점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한국 게임에 대한 외자 판호 발급이 풀려도, 넘어야 할 산이 있다. 판호총량제(발급량 제한) 규제다. 한정된 판호를 두고 경쟁을 벌여야 한다. 현지 셧다운제 등 규제도 준수해야 한다. 중국 정부는 이용시간과 결제금액 모두 제한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이 중지된 4년여간 중국 게임의 완성도가 급진전했다는 점이다.
업계 전문가들도 예전처럼 국내 업체들이 중국에서 대박 게임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전망을 한 지 오래다. 국내로 넘어오는 중국산 게임들의 경우 이렇다 할 마케팅 지원이 없이도 속속 성공하는 사례가 관측된다. 북미와 일본 시장에서도 중국 게임이 한국 게임을 제치고 인기를 끄는 중이다. 세계 시장에서 초대형 성공을 거둔 ‘원신’이 대표적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