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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업계 “5G는 글쎄요”…주력 LTE 빠진 도매대가 인하에 아쉬움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계륵 같은 구간에서만 인하가 되고 제일 중요한 요금제들은 빠졌네요.”

정부와 SK텔레콤의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 협상 결과가 나왔지만 사업자들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알뜰폰 업체들이 가장 많이 파는 LTE 밴드데이터 1.2GB 이하 저가 구간과 11GB 고가 구간 요금제가 인하 대상에서 쏙 빠졌기 때문이다.

대신 5G 요금제에서 도매대가가 10% 가까이 인하됐지만 아직 5G 시장 자체가 여물지 않은 알뜰폰 입장에선 ‘엄한 데 선심 썼다’는 얘기가 나온다. 올해 9월 기준 알뜰폰의 5G 가입자 비중은 전체 시장의 0.0003%에 불과하다.

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과의 도매대가 인하 협상결과를 발표했다.

도매대가는 통신사 망을 임대해 서비스하는 알뜰폰이 내는 사용료로, 주로 3G망의 경우 종량형(RM), LTE·5G망의 경우 수익배분형(RS)으로 산정된다. 음성·문자 위주의 3G망은 사용량만큼 도매대가를 내고, 데이터 위주의 LTE·5G망은 알뜰폰업체가 요금제를 팔면 통신사가 수익의 일정 퍼센트를 가져가는 구조로 돼 있다.

이번 협상결과는 ▲종량형 도매대가의 경우 음성 42.4%, 데이터 22.7% 인하 ▲LTE 도매대가 0.5%p~2%p 인하 ▲5G 도매대가 최대 7%p 인하 ▲최소사용료는 음성 100원, IoT 회선 200원 인하 ▲ 데이터사업자용 ‘다량구매할인제’ 도입으로 요약된다.

알뜰폰 업계에서는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아쉽다는 평가다. 알뜰폰 업계가 강력히 요구해온 LTE 도매대가 인하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입장이다. 특히 ‘LTE 밴드데이터’ 요금제 중에서도 중간 구간만 인하됐을 뿐, 가장 수요가 많은 300MB~1.2GB 저가 구간과 11GB 고가 구간 요금제는 아예 인하 대상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사실 고객을 가장 많이 보유한 구간이 저가와 고가 구간인데, 계륵과 같은 중간 구간에서만 최대 2%가 인하되서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밴드데이터에서 인하가 안 됐다면 T플랜 요금제에서라도 크게 인하가 됐어야 했는데 작년에 개방된 상품이다보니 실질적인 인하폭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알뜰폰 산업 자체가 LTE 요금제에서는 양 구간으로 분산되고 중간허리는 약한 모래시계형 구조”라면서 “그런데 LTE 도매대가에서 가장 주력하는 저가와 고용량이 빠져 아쉽다”고 전했다.

반면 5G 요금제의 경우 상대적으로 도매대가 인하폭이 높았다. 월 200GB 데이터(소진 시 5Mbps)를 제공하는 ‘5G 스탠다드’ 도매대가가 기존 75%에서 68%로 낮아져 알뜰폰에서도 5만원대 초반의 대용량 요금제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월 9GB 데이터(소진 시 1Mbps)를 제공하는 ‘5G 슬림’ 도매대가 또한 기존 66%에서 62%로 낮아져 3만원대 중반으로 요금설계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알뜰폰 업체들은 사실상 5G 도매대가 인하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 모양새다. 또 다른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아직 5G 요금제를 주력으로 하는 알뜰폰 사업자가 없다”면서 “도매대가도 처음부터 높았고 단말기도 아직 비싸기 때문에 업체가 재고부담을 안고 요금설계를 다양하게 시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소사용료 인하폭도 아쉬운 대목으로 지목된다. 가입자가 실제로 사용하지 않아도 알뜰폰 사업자가 이동통신사에 지불해야 하는 최소사용료는 현재 회선당 1600원(음성)으로, 지난 2년간 인하되지 않았다. 알뜰폰은 이 점을 들어 최소한 200원 인하를 요구했지만 결국 협상 결과 100원 인하에 그쳐 1500원으로 책정됐다.

다만 종량형 도매대가가 큰폭으로 인하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종량형 음성과 데이터는 각각 42.4%, 22.7% 할인된다. 작년 음성 17.8%, 데이터 19.2% 대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지금까지 종량형 도매대가는 20% 이상으로 인하된 적이 없었다”면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요금제를 만들 수 있는 단가로, 고무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LTE 11GB 구간이 (인하 대상에서) 빠진 것은 아쉽지만 저가 구간의 경우 지금도 도매대가가 충분히 낮다”면서 “알뜰폰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 있겠지만 SK텔레콤이 요구하는 입장도 있기 때문에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도매대가 인하로 알뜰폰이 다양하고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해 이용자 선택권 확대와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으로 이어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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