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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도매대가 협상 ‘막판 진통’…LTE 인하율이 관건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를 둘러싼 정부와 SK텔레콤간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대부분의 협의는 끝냈지만 LTE 도매대가 인하율이 관건으로 남았다. 알뜰폰 사업자와 SK텔레콤, 양측의 이견이 큰 상황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알뜰폰 망 도매제공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과 도매대가 인하 최종 타결을 앞두고 난항을 빚고 있다. LTE 도매대가 인하율을 놓고 알뜰폰 업계와 SK텔레콤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서다.

도매대가는 통신사 망을 임대해 서비스하는 알뜰폰이 내는 사용료로, 주로 3G망의 경우 종량형(RM), LTE·5G망의 경우 수익배분형(RS)으로 산정된다. 음성·문자 위주의 3G망은 사용량만큼 도매대가를 내고, 데이터 위주의 LTE·5G망은 알뜰폰업체가 LTE나 5G 요금제를 팔면 통신사가 수익의 일정 퍼센트를 가져가는 구조로 돼 있다.

원래 도매대가 협상은 사업자간의 사적 계약이지만, 통신사 망을 빌려 쓰는 알뜰폰 업체 특성상 협상력이 낮기 때문에 매년 정부가 대신 나서 협의를 주도하고 있다.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먼저 정하고 나면 자연스레 KT와 LG유플러스도 비슷한 수준으로 따르게 되는 만큼, 알뜰폰 업계에 매우 중요한 협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정부와 SK텔레콤은 종량형 도매대가에 대해선 합의점을 찾은 상태다. 당초 전년대비 음성과 데이터 각각 20%씩 인하하겠다는 게 과기정통부 입장이었다면 음성의 경우 30~40% 수준으로 인하폭이 더 늘 것으로 점쳐진다. 5G 요금제에 대해서도 큰 이견 없이 마무리 됐다. 과기정통부가 당초 5G 도매대가를 기존 75%에서 10% 낮추겠다고 공언한 만큼 67.5%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LTE 요금제다. 특히 월 1.2GB 이하 저가구간과 월 11GB 이상 고가구간에 대한 도매대가 인하율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현재 SK텔레콤 LTE 밴드데이터 요금제의 경우, 300MB와 1.2GB 구간은 40%, 11GB 구간은 50%로 도매대가가 책정돼 있다. 알뜰폰 업계는 가장 수요가 많은 이 구간들을 현행보다 낮출 것을 요구 중이지만, SK텔레콤은 이를 마지노선으로 정해놓고 사실상 거부하는 상황이다.

당초 과기정통부가 지난 27일 알뜰폰 전용 홍보관 ‘알뜰폰 스퀘어’를 개소하며 올해 8월 발표한 알뜰폰 활성화 대책의 후속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정작 업계가 기대하던 도매대가 인하에 관한 내용이 빠진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작년 도매대가 협상이 9월 중 마무리된 것을 감안하면 올해 들어 시일은 더 늦어지고 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중소 사업자들은 1.2GB 저가구간이, 통신사 계열 사업자들은 11GB 고가구간에서 LTE 도매대가 인하가 가장 필요한 상황”이라며 “사실 5G에 대한 도매대가 인하는 지금 단계에서 크게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40’이라는 선을 깨는 데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고 봤다.

과기정통부는 최근 LTE 도매대가 인하와 관련한 알뜰폰 업계의 안을 SK텔레콤에 최종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정부가 제도로써 할 수 있는 건 끝났고 이제 사업자간 협의와 양보가 필요한 부분이 남았다”면서 “가급적 서로간 이해를 조정하려 한다”고 전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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