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13세 이상 국민 모두에게 2만원 통신비 지원이 이뤄진다. 약 1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이지만 실제 국민 만족도는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8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정부는 긴급대책으로 7조8000억원 규모의 4차 추경(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집중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아이돌봄을 비롯해 만 13세 이상 국민 모두에게 통신비 2만원을 지원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통신업계에서는 이번 지원규모가 약 9000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지급 시기 및 방법 등은 앞으로 정부와 통신사가 협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정부의 방역 조치에 협력해 다수 국민의 비대면 활동이 급증한 만큼 모든 국민에게 통신비를 일률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며 "적은 액수이지만 국민 모두를 위한 정부의 작은 위로이자 정성"이라고 말했다.
재난지원금이 선별 지원되면서 배제된 국민들을 위로하겠다는 취지로 보여진다. 이동전화 서비스의 경우 가입률이 100%를 훌쩍 넘는다. 소외되는 사람 없이 대부분 공평하게 지원할 수 있는 대표적 분야다.
하지만 지원 규모에 비해 국민 만족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면 규모는 국민 한 명당 2만원이다. 1회만 지원한다. 1차 재난지원금과 비교하면 체감도가 확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규모다. 하지만 전체 규모는 9000억원 가량이다. 미래먹거리를 위한 다수의 굵직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규모다.
ICT 업계 관계자는 "1회성으로 2만원 감면하는 것이 국민에게 어떤 위로가 될 지 잘 모르겠다"며 "결국 세금인데 9000억원이라는 돈을 보다 국난 극복에 도움이 되는 곳에 집행하는 것이 더 낫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정부가 물가 안정차원에서 통신사들을 압박해 기본료 1000원 감면, 문자 50건 무료 제공 등을 시행한 바 있다. 월 1000원 인하에 만족하는 국민들은 없었다. 하지만 당시 통신3사는 연간 수천억원에 달하는 이익감소를 감내해야 했다.
야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수도료와 전기요금 등 생활비 전반의 지출이 모두 증가한 상황에서, 통신비만 특정해 지원할 타당성이 부족하다"며 " 논란이 있는 선별적 재난지원금 비판 여론을 의식한 정치적 결정이라면 이는 철회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여당 소속인 이재명 경기도 지사도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통신비의 경우 직접 통신사로 들어가 승수 효과가 없다"면서 "영세자영업자나 동네 골목의 매출을 늘려주는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러운 점이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앞으로 추경 통과 시점을 감안해 통신사와 협의 후 지원방법 및 시기 등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월 2만원 이하 요금을 납부하는 국민부터, 납부가 주기적이지 않은 선불폰 이용자, 부모님 명의를 사용하는 청소년 등까지 전산으로 처리해야 할 작업이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해 홍진배 통신정책국장은 "알뜰폰 고객 등 월 요금이 2만원 이하인 국민들도 이월하는 방식을 통해서라도 감면액을 채울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방법 및 시기는 추경 국회 통과에 맞춰 정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