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화웨이가 유럽 잡기에 나섰다. 화웨이는 미국 제재로 생존이 위태롭다. 탈출 열쇠로 유럽을 선택했다. ‘IFA2020 스페셜 에디션’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신제품 발표 대신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및 사회공헌 활동을 강조했다. 특히 유럽에서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 유럽 업계와 소비자를 우군으로 만들어 위기를 돌파하려는 전략이다.
3일(현지시각) 화웨이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IFA2020에서 프레스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준비한 영상을 녹화방송했다.
주제는 ‘2020년 이후, 유럽을 위한 비전과 약속(Beyond 2020, a Vision and Commitment for Europe)’이다. 화웨이 유럽 컨슈머비즈니스그룹 월터 지 부사장이 발표를 맡았다. 화웨이는 행사를 3부로 구성했다. ▲1부 삶의 끊임없는 연결(Seamlessly Connected Living) ▲2부 유럽에 대한 약속(Committed to Europe) ▲3부 소비자에 대한 약속(Committed to Our Customers)다.
지 부사장은 “우리는 유럽을 사랑한다. 유럽의 삶의 질 향상을 도울 인공지능(AI)과 화웨이의 다양한 기기와 기술, 유럽에서 일자리 창출 등 화웨이의 노력, 소비자 등 사회공헌 활동 등에 힘을 쏟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1부 핵심은 화웨이의 ‘1+8+N’ 전략과 화웨이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앱갤러리’다. 화웨이 스마트폰을 매개로 ▲PC ▲태블릿 ▲스마트시계 ▲무선 이어폰 ▲AI 스피커 등 화웨이의 모바일 기기 8종은 N개의 파트너와 연결된다. 파트너사는 현재 800여개다.
화웨이는 생태계 등에 지난 10년 동안 82억달러를 투자했다. 2019년 유럽 최대 연구개발(R&D) 업체로 선정됐다. 향후 5년간 100억달러를 R&D에 투자할 예정이다. 화웨이 앱갤러리는 전년대비 76% 성장한 160만명의 개발자가 참여했다. 글로벌 8만1000개 앱을 제공한다. 6월 기준 유럽 이용자는 100만명이다.
지 부사장은 “향후 10년 화웨이는 ▲AI ▲연결성 ▲보안 ▲생태계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서유럽 11개국에서 8500명 이상을 고용했다. 유럽 전체는 1만4000명 이상이다. 독일과 폴란드에 지사가 있다. 10억달러 규모 연구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작년 22만3000개 일자리를 공급했다.
지 부사장은 “유럽은 향후 10년 화웨이의 중요한 파트너다. 유럽에 대한 약속을 강조하는 이유”라며 “유럽에 만든 8개 플래그십 스토어와 42개 체험매장은 유럽인이 디자인했다”라고 전했다.
또 AI 캐릭터 ‘스토리사인’을 공개했다. 수어로 동화를 읽어주는 캐릭터다. 54권 이상을 확보했다. 14개 언어로 소개한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아이오에스(iOS)를 지원한다.
지 부사장은 “우리는 절대로 전 세계 누구의 개인정보도 이용자 동의 없이 수집하지 않는다”라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유럽에 200만장의 마스크를 지원했다. 환경보호를 위해 플라스틱 제로를 추진하겠다”라고 역설했다.
화웨이가 정보통신기술(ICT)전시회 프레스 컨퍼런스를 생태계와 사회공헌으로 채운 것은 처음이다. 일부를 할애한 적은 있다. 이례적이다. 화웨이가 실질적인 유럽 기업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유럽 업계와 소비자의 마음을 잡으려는 방법이다.
지 부사장은 “화웨이는 유럽인의, 유럽인에 의한, 유럽인을 위한 기업”이라고 했다.
미국 제재가 원인으로 보인다. 미국은 화웨이와 미국 기술을 사용한 기업의 거래를 막았다. 주요 부품 및 소프트웨어 수급이 어려워졌다.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하는 것도 부정적이다. 각국에 화웨이 장비 거래중단을 압박하고 있다. 유럽도 대상이다. 영국은 이미 화웨이를 버리기로 했다. 정부 압력을 업계와 소비자 필요로 돌파하는 전략인 셈이다. 화웨이가 사라지면 일자리도 화웨이가 해오던 사회공헌도 사라진다.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화웨이는 중국 대표기업이다. 화웨이 제재는 경제적이기보다는 정치적 성격이 짙다. 중국에 대한 반감을 화웨이가 수용하는 구조다. 중국에 대한 유럽의 정서가 어디로 흐를지가 관건이다.